[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노무라증권이 국민연금에 해외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비중을 높일 경우 최대 연평균 6.5%의 투자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3일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민연금 해외투자를 더욱 늘려야 하는 5가지 이유’ 리포트를 발표했다. 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순적립액 급증이 예상되는 2033년까지 국내자산 비중을 40%로 낮추고, 해외자산비중을 60%로 높일 것을 권고했다.
권 연구원은 해외투자를 늘려야 하는 첫 번째 이유로 연금고갈 시점이 단축될 수 있음을 들었다. 그는 “한국의 인구 고령화, 잠재성장률 저하, 저금리 기조 등을 고려하면 2013년 정부가 추정한 연금고갈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면서 “순적립액이 급증해 시장변동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향후 15년간 국민연금이 투자수익 극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저금리를 꼽았다. 권 연구원은 “한국의 자연이자율 하락 추세를 감안할 때 장기금리가 기조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채권 투자비중을 크게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는 반도체에 집중된 경제와 주식시장이다. 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연금자산의 위험분산 측면에서 해외주식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험이 현재화되는 경우 미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급락할 수 있어 국민연금이 환 헤지 없이 해외자산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원은 네 번째 이유로 원화강세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한국 경제는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를 상회하는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면서 “외환당국의 적극적 시장개입이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연금 등이 해외투자를 늘리면 과도한 원화가치 상승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이유로는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확대는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수익으로 국민연금의 인력 확충, 성과 보수 증가 등의 추가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트십 코드 도입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국민연금이 스튜어트십 코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정책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2018년 증시를 이끄는 중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