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상륙 1년)①전자담배, 한국서 통했다…시장 점유율 10% 육박

필립모리스·KT&G·BAT, 2라운드 예고…판매처 확대·제품 구성 다양화 전략 불꽃튀는 승부

입력 : 2018-05-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출시 1년을 맞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세대 담배로서 국내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감소 추세인 담배시장 규모를 지지해 줄 대체상품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성을 눈여겨 본 후발주자들이 1년 사이 잇따라 시장에 참여하면서 업계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24일 기획재정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 6.1%였던 비중은 전자담배 판매처가 확대된데 따라 지난 1월 9.1%까지 증가했다. 전자담배는 특히 일본과 더불어 국내에서 고성장세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오는 2020년이면 30% 비중을 넘고, 장기적으로 전체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기없는 담배…대체상품으로 시장안착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정확한 통계가 집계되지 않는다. 업계가 추산한 바로는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한국필립모리스(아이코스) 60%대, KT&G(릴) 30%대,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글로) 10%대를 차지한다.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6월5일이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IQOS)'와 전용담배 '히츠(HEETS)'를 서울 전역 CU 편의점과 일렉트로마트에서 공식 출시한 날이다. 이후 이들 제품은 아이코스 스토어 전국망으로 확대 판매됐다.
 
그해 8월 BAT코리아가 서울에서 '글로(Glo)'와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을 출시하며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BAT코리아도 올들어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온라인 판매에도 주력하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BAT는 지난달 던힐 네오스틱 캡슐 2종을 출시하면서 현재까지 총 8가지 제품을 내놨다. 경쟁사들에 비해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KT&G는 11월 '릴(lil)'과 전용담배 '핏(Fiit)' 출시로 뒤따라 나섰다. 후발주자였지만 국내에서의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며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서울지역 편의점 중심의 판매처에서 벗어나 지난 3월 전국 6개 광역시와 경기도 6개도시, 세종시로 유통망을 확대했다. 이어 이달엔 기존 14개 도시에 경남 창원, 전북 전주를 비롯한 50개 도시 등 전국 64개 도시로 판매처를 대폭 늘렸다. 이로 인해 출시 6개월 누적판매량은 40만대를 넘었다.
 
담배기업들은 인구 감소로 담배 소비량이 감소하고 세계적인 금연운동으로 입지가 좁아지던 상황이다. 그 속에 전자담배는 큰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코스만 봐도 출시 1년간 약 100만명의 흡연자가 일반담배를 아이코스로 전환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코스 출시 1주년을 맞아 지난 2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한국소비자들은 혁신적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과학에 기반을 둔 신뢰와 제품의 만족도가 맞물리면서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강 구도…영토싸움 불붙는다
 
한국필립모리스, KT&G, BAT코리아 3사는 하반기 생산설비(CAPA)와 유통망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선두권인 필립모리스는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과학에 기반한 연기 없는 제품이 일반담배를 대체하는 시장에서 시장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정일우 대표는 경쟁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대해 "업계의 경쟁은 전자담배 시장을 키울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다. 전체 카테고리가 커가는 가운데 선두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자신했다. 필립모리스는 하반기에 아시아의 첫 히츠 생산기지를 궤도에 올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약 2000억원을 우선 투입해 설비 가동을 시작한 단계다.
 
KT&G도 공격적인 유통망 확보로 시장점유율 확장에 자신감을 내비친다. KT&G 관계자는 "올 하반기까지 설비를 추가해 커버리지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추가 설비를 통해서 전국 유통망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23일에는 모델체인지 버전의 '릴 플러스(lil Plus)'를 출시하며 기존 제품의 성능 보완에 나섰다. 릴 플러스는 듀얼히팅, 화이트닝 클린 기술 등을 적용해 흡연감과 위생성을 개선했다. 무게를 84g으로 줄이고 기존 화이트, 블루 색상에 다크네이비를 추가하는 등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BAT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 늘릴 계획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8가지 제품에 이어 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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