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불성실공시법인 매년 증가…제재 강화도 효과없어

올해들어 지정건수 56건, 작년 전체 80% 수준…코스피와는 대조적

입력 : 2018-06-1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스닥상장사들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건수가 매해 증가하고 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등에 따른 것으로, 지속적으로 제재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지정건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함께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과 상장사들간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양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코스닥상장사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56건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71건의 80%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코스닥상장사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지난 2014년 48건에서 2015년 53건, 2016년 72건에 이르렀고 작년에는 71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6건에 달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건수가 지난해 11건, 올해 상반기 7건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불성실공시법인은 상장사가 한국거래소의 공시규정을 위반해 공시불이행이나 공시번복, 공시변경을 했을 경우 절차에 따라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고 벌점과 제재금이 부과된다.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기한 내 공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시불이행, 이미 공시한 내용에 대해 취소 및 부인하는 경우 공시번복, 변경사항이 발생한 경우에는 공시변경으로 구분된다.
 
상장사가 이 경우에 해당하면 코스닥시장본부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하고 7일의 이의신청 기간이 종료되면 10일 이내 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여부를 결정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을 부과받는데, 5점 이상일 경우에는 지정일 당일 1일간 매매거래 정지와 최대 5억원의 제재금을 부과 받게 된다. 
 
불성실공시에 대한 제재는 강화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2016년 12월 코스닥기업의 공시위반 제재금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성실공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공시의무가 있음에도 공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50%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이미 공시한 사항을 번복해 제재받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나하오란(900090)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공시불이행 2회, 공시번복 1회 등 총 3차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지난 1월29일부터 주권매매거래 정지상태인 차이나하오란은 거래재개를 위해 개선계획서를 제출한 뒤에도 종속회사의 영업정지 사실을 늑장공시하고 공시를 번복했다. 결국 차이나하오란은 지난달 29일 세 번째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시규정에 따라 벌점을 부과받는 경우로서 해당 벌점을 포함하여 최근 1년 이내의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에 속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수성(084180)레드로버(060300)는 올해 각각 2회씩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수성은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지난 3월19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후 기업심사위에서 개선기간을 부여했지만 최대주주 변경 관련 공시를 번복으로 3400만원의 공시위반제재금을 부과받았고 최근 1년간 불성시공시법인 부과벌점이 13.5점으로 누적됐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시장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상장사의 공시제도를 정비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권 관련 사채권의 과도한 납입기일 연기 및 단일판매·공급계약의 장기간 이행 지연을 공시변경으로 제재했다. 또한 투자자 보호와 밀접한 내용의 신고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상장법인의 최대주주인 투자조합 등의 최다출자자·최대주주 변경시 신고의무를 부과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 수의 증가와 공시 전문인력 부족, 기업 내부의 정보전달 시스템의 부족 등이 원인으로, 코스닥 상장사들의 공시관행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강화 못지 않게 기업 내부의 공시 전문인력 확보와 공시 업무에 관한 교육을 통해 (상장사가)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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