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은행권 IRP수익률, 0.8%…정기예금 반도 안돼

시중은행 IRP,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 높고 비원리금 수익률 저조해
DB형·DC형 수익률도 각각 1.2%·1.3%…금감원 "수익률 개선 추진"

입력 : 2018-07-18 오후 3:57:3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의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수익률이 1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모든 근로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며 대표적인 노후자금으로 주목받아왔지만, 성적표는 예·적금 금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지난해 7월26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PR) 확대 시행 이후 1호 가입자가 계좌를 만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전국 6개 은행의 2분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원리금보장상품과 비원리금 보장상품을 합친 단순평균 수익률은 0.81%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평균 수익률인 1.69%보다 0.8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최근 5년(2013년~2017년)간 평균 수익률이 2.08%에 달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2.5배나 차이난다.
 
지난 2005년 말 도입된 퇴직연금은 회사가 운용해주는 확정급여형(DB)과 근로자가 스스로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PR)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개인퇴직연금(IRP)은 개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납입해 세액공제를 받고 연금 수령이 가능한 세제 혜택 상품으로, 지난해 7월부터 가입대상이 자영업자, 공무원, 군인 등 전 근로자로 확대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금이 채권형 펀드 등 원리금 보장상품에 치중한데다 비원리금 보장상품 또한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등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중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현황(단위; %, 억원) 표/뉴스토마토
 
올해 2분기 IRP 원리금보장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1.08%며, 원리금 비보장상품의 수익률은 -0.68%다.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수익률이 1.08%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의 원리금보장상품과 비보장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1.2%, 0.62%다.
 
이어 기업은행이 0.93%(통합수익률)로 2위를 차지했으며, 농협은행(0.84%), KEB하나은행(0.7%), 국민·우리은행(0.67%)이 뒤를 따랐다. 이들 은행의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작년과 비슷했지만 원리금 비보장상품에서 수익률이 저조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6.07%를 기록했던 원리금 비보장상품 수익률이 -0.69%로 떨어졌으며, KEB하나은행의 경우 5.91%에서 -1.25%, 우리은행은 5.08%에서 -0.67%로 집계됐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DB형 상품 또한 시중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이자율 1.81%(5월 말 기준 한국은행 가중평균 금리)보다 낮았다. 올 2분기 시중은행의 원리금·비원리금 보장상품의 단순평균 수익률은 1.25%로 작년(1.31%)보다 0.06%포인트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45%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1.3%, 우리은행(1.2%), 농협은행(1.19%), 기업은행(1.1%) 순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확정기여형(DC)의 평균 수익률은 1.31%로 작년 평균 수익률(2.36%)보다 1.05%포인트 떨어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연간 1%대에 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수수료 산정 기준을 점검하고, 수수료 부과체계에 대한 비교공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원리금보장형에 편중되는 등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며 “퇴직연금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산정돼 있는지 살피고, 퇴직연금 상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정보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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