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과일과 채소 직접 장보는 아이들, 바른먹거리 인식 높아집니다"

로컬푸드와 연계한 맞춤형 식생활교육…우수사례 발굴에도 나서

입력 : 2018-07-2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세종시에 위치한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 한 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호박과 방울토마토, 당근을 집어 들었다. 방울토마토 2500원, 당근 1000원, 호박 1000원 총 4500원. 주머니 가방에서 꾸깃꾸깃한 5000원을 꺼내 점원에게 준 아이는 영수증과 잔돈 500원을 돌려받아 다시 넣었다. 샛노란 장바구니 안에 싱싱한 과일과 채소가 가득 담겼다.
 
지난 10일 세종시에 위치한 '싱싱장터'에서 아이들이 로컬푸드를 장보는 시장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10일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에 장보러 나온 동네 주민들 사이사이로 아이온 어린이집에 다니는 40여명의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시장보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다양한 지역농산물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까지 이어진 지역경제활동체험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 5000원씩 준비해 온 아이들 중 일부는 장바구니가 터질 만큼 가득 담아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채소와 과일을 내려놓기도 했다. 계산까지 꼼꼼히 이어진 식생활 교육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세종시청, 충남대학교 식생활교육기관은 로컬푸드 활성화와 연계한 영유아 맞춤형 바른 식생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세종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동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식문화 확산을 꾀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종시의 경우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 바로 옆에 식문화 소통공간인 '싱싱문화관'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식생활교육이 이뤄지기에 안성맞춤이다.
 
세종시에 위치한 '싱싱문화관'에서 아이온 어린이집 아이들이 영유아 맞춤형 바른 식생활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40여명의 아이들은 시장보기에 앞서 싱싱문화관에서 세종산 로컬푸드 채소와 과일로 간단한 아동요리를 만들었다. 평소에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콩과 다양한 채소들을 한데모아 재밌는 밥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실제 이 교육은 올해에만 9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참여해 9회에 걸쳐 300여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았다.
 
김해연 세종시 로컬푸드과 주무관은 "식습관이 형성되는 영유아기에는 올바른 성장발달과 바른 식습관형성이 중요하다"며 "세종시의 경우 로컬푸드 직매장 장보기를 연계해서 아이들의 교육 뿐 아니라 학부모의 지역농산물 우수성에 대한 관심까지 함께 높여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건전한 식생활 가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식생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어릴 때부터 바른 식생활 습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식습관 교육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식생활교육 우수사례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현장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올바른 식생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의 식습관은 성장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생 동안 식품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올바른 식습관 확립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작년 어린이집 식생활 교육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은 경남 창원시 창원근로복지공단어린이집은 김미숙 원장과 19명의 보육교사, 205명의 어린이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창원 어린이집이 대상을 받은 데는 아이들이 직접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학부모와 식생활 교육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창원 어린이집 텃밭에는 철마다 유채, 상추, 치커리, 가지, 호박, 고구마, 쪽파, 마늘, 양파, 고추, 토마토, 무, 배추, 시금치까지 다양한 종류의 건강한 밥상 재료가 아이들의 건강한 식탁을 책임진다. 어린이집 마당 한편에 자리 잡은 매실나무에서는 청매실을 따다 매실청을 담가 건강 음료를 마시는 경험도 했다. 늙은 호박을 재료로 만든 호박죽으로 게릴라 장터를 열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미숙 원장은 "이곳은 20년 넘게 식생활교육이 이어진 곳이라서 업무 메뉴얼이 잘 짜여 있고 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국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영유아 시기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인력도 상황도 여의치 않아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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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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