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까지…사업권 경쟁가열 불가피

기내판매·출국장 면세점 매출 줄 듯…업계 예의주시

입력 : 2018-08-15 오후 1:29:01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가 속도를 내면서 면세사업을 둘러싼 업권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업계는 대통령이 힘을 실은 이번 도입 논의가 현실화 될 가능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15일 관세청과 업계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의 잠재적 수요로 볼 수 있는 항공사들의 기내판매점 이용 고객으로부터의 매출 수입은 연간 3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면세점에서 올린 매출액은 각각 9668억원, 5751억원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제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2곳, 1곳의 설치를 검토중인 입국장 면세점의 연 매출액은 1000억원, 임대료는 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는 신시장 수요인 동시에 기존 업계로선 매출을 뺏길 가능성이다.
 
항공사들의 매출 감소 우려와 기획재정부(기재부), 관세청 등 관련부처의 반대로 관련 법 개정안은 그동안 6차례 발의됐지만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직접 언급하며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항공과 항만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개정안'을 14일 대표 발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기재부나 관세청의 반대로 허용되지 않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이 오픈할 경우 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이 A380 항공기 1층 맨 뒤 공간에 위치한 기내 면세품 전시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면세시장은 신규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업권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될 경우 면세업계는 물론 기내면세점 판매를 하고 있는 항공사간의 판촉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국장 면세점은 공항이나 항구에서 출입국 심사대를 넘어 국내로 들어오는 공간에 설치되는데, 현재는 시내점 또는 공항 출국장에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 BNK투자증권은 업권간 경쟁으로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면세점 매출액이 각각 1570억원, 943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1% 줄어든 2867억원 선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외화유출을 막고 해외여행 후 입국하는 내국인과 해외 여행객들의 쇼핑편의를 돕는 동시에 면세점을 임대해주는 공항공사의 임대수익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해외에서도 입국장 면세점은 도입 추세로 전세계 73개국 138개 공항에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나리타공항에 첫 입국장 면세점을 열었다. 이에 앞서 중국은 2012년 내국인의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하이난에 내국인이 방문할 경우 면세한도를 2배 늘리는 내용의 '리다오 면세' 정책을 발표했고, 이어 2015년에는 면세 사업 관련 증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2016년 2월 공항과 항만에 면세점 19개를 신설하는 것을 승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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