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홈퍼니싱 수직계열화 추진

통큰 M&A 결단…신세계 까사미아 인수에 맞대응

입력 : 2018-08-19 오후 12:50:12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홈퍼니싱사업 수직계열화 승부수를 걸었다. 리바트 인수에 이어 또다시 인수합병(M&A) 시장 대어를 노린다. 이번 한화L&C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인테리어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업계도 비상한 관심을 쏟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B2C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현대H&S를 합병시키며 외형을 키웠다. 한화 L&C 인수 추진은 그룹이 인테리어 사업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홈퍼니싱 전문관', 사진/현대백화점그룹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0조원 규모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2020년이면 시장 규모가 4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기회를 잡기 위해 현대백화점은 리바트를 중심으로, 롯데는 아울렛 광명점과 고양점에 이케아와 동반 출점으로 시너지도 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신세계가 국내 가구 6위 규모였던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시장 경쟁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한화L&C를 겨냥한 추가 베팅에 나서게 됐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튼튼한 유통망에 제조 기능을 추가하는 동시에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 때보다 업계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L&C가 창호, 바닥재, 엔지니어드스톤 등 대부분의 제품에서 시장 점유율이 상위권"이라며 이 같이 분석했다.
 
현대리바트는 기업대소비자(B2C)  가정·주방용 가구와 기업대기업(B2B) 사무용 가구 및 빌트인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합병한 현대H&S는 B2B 위주로 건설 등 산업자재를 유통한다. 이런 상황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창호, 마루, 대리석, 시트지 등 인테리어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한화L&C를 인수할 경우 그룹사와 연계된 전략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룹의 대표 유통망인 현대백화점 역시 천호점에 초대형 홈퍼니싱 전문관을 여는 등 인테리어 부문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현대리바트는 B2C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북미 1위 홈퍼니싱 업체인 '윌리엄스 소노마'의 국내 독점 판권을 따냈는데, 현대백화점그룹의 백화점, 아울렛, 온라인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10년간 윌리엄스 소노마 4개 브랜드 매장을 30개 열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1개월 내에 한화L&C 인수 건에 대한 진행 사항을 재공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L&C를 인수하게 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으로 건자재, 가구, 주방가구 생산이 가능해져 토탈 인테리어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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