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서 창업허브로 거듭난 창조경제혁신센터)②지역창업생태계·스타트업-대기업 간 중매 역할 '톡톡'

오픈이노베이션 '마중물'…신사업 진출 공동 모색으로 '윈윈효과' 노려

입력 : 2018-12-17 오전 8:44:35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1. 전남 여수에 있는 제과업체 쿠키아는 콩, 갓, 오곡 등 여수특산물을 활용한 특색 있는 과자를 만들고 있지만 마케팅력이 약해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상담을 통해 농협 자체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인 농협몰에 입주할 수 있었다. 판로가 확보되면서 매출액이 2016년 3.5억원에서 2017년 9.5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018년은 2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혁신센터는 내년 스타벅스-올가니카, 홈플러스, 학교급식 등 쿠니아의 추가 판로확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2. 인천혁신센터는 퀵서비스 스타트업 원더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물류회사 대기업 한진과 사업을 매칭했다. 원더스는 한진의 택배 물류 인프라와 노하우를 제공받아 하루 평균 배송 3000건을 기록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한진은 원더스와의 제휴를 통해 '파발마'라는 퀵·택배 서비스를 론칭해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드물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정부가 벤처·스타트업을 육성을 위해 방점을 찍고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정부의 압박에 불가피하게 혁신센터에 참여했던 대기업들도 의미 있는 성과 사례가 나오자 오픈이노베이션 창구로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중소·중견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도 참여에 나서고 있다. 
 
혁신센터는 창업기업에 대한 네트워킹과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역 창업생태계와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중매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각 혁신센터에 전담된 대기업들은 노하우를 스타트업에 전수한다. 
 
19개 대기업은 강원(네이버), 경기(KT), 경남(두산), 경북(삼성), 광주(현대자동차), 대구(삼성전자), 대전(SK), 부산(롯데), 서울(CJ), 세종(SK), 울산(현대중공업, UNIST), 인천(한진, KT), 전남(GS), 전북(효성) 등 지역 수요에 기반해 주력 사업에 따른 특화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특화지원 분야는 삼성전자와 KT의 경우 IT·전자, 현대중공업은 조선,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수소연료전지, SK는 스마트농업, CJ는 문화, 네이버의 경우 빅테이터 등이다. 
 
혁신센터는 각 대기업의 주력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우수한 10여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대기업과 매칭을 시킨다. 대기업은 이들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해서 사업화하고, 제품 마케팅, 글로벌 진출 등을 지원한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재원, R&D, 판로확대 등을 지원받는다. 대기업은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된다. 
 
혁신센터는 오픈이노베이션 진화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확인하는 시험대 기능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개편안에 따라 혁신센터는 자율성, 다양성, 다양성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파트너 협업 규모는 17개 대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며 159개로 늘었다. 대기업의 경직적 매칭에서 벗어나 중견, 벤처, 대학 등 자율참여로 확대되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경남에선 센터랄과 창원기술정공이 구동장치, 정밀기계 등 기계 분야 스타트업에 관련 기술 노하우 멘토링 등 지원하고 있다. 경북에선 인탑스가 기술·사업화 지원, 인프라제공, 자금투자 등 창업기업육성 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에선 인라이트벤처스가 센터 보육기업 중 우수기업 선발 후 투자하기로 했다. 대전에선 수자원공사가 물 분야 창업기업 제품상용화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서울에선 스타벅스가 창업카페 프로그램을 협업하고 있다. 세종에선 고려대·홍익대·한국영상대가 손을 잡고 지역 창업스타기업 5개사를 집중육성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운영자금에 애로를 겪는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혁신센터의 직접 투자기능도 확충된다. 2017년 충북센터 1곳에 불과했던 액셀러레이터 등록 센터가 2018년에는 강원, 경기, 대구, 대전, 인천, 충북 등 6개 센터로 늘었다. 인천혁신센터는 개인투자조합 1호 결성했다. 인천시가 조성한 '스마트 혁신 산업단지 제1호 투자조합'(207억원)의 LP(인천시 출자분 15억원)로 참여한다. 제주혁신센터는 2018년부터 보육기업 직접 투자(기업 당 최대 3000만원)에 나서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기업 간 경쟁에서 생태계 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혁신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혁신센터는 새로운 사업모델과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시너지 창출하고 있어 오픈이노베이션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7월 혁신성장 가속화를 위한 지역혁신주체 협력 워크숍'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운영성 성과를 보고 받은 뒤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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