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올리는 대형 항공사…LCC도 비싸질까

유가 급등 탓 '도미노' 인상 우려

입력 : 2019-05-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임 인상을 추진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가격 인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선 운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관련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항공사는 20일 이상 예고하면 항공운임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1% 급감한 72억원, 당기순손실은 892억원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운임 인상 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은 지난 3일 오는 6월부터 국내선 운임을 평균 7% 올린다고 발표했다. 일반석은 주중·주말·성수기 모두 평균 7% 오르며 프레스티지석은 평균 4%, 이코노미플러스석은 평균 6% 인상했다. 김포·부산·대구·광주·청주에서 출발하는 제주 간선노선은 주중과 주말 운임을 선호시간과 일반시간으로 나눠 일반시간 운임은 동결했다. 
 
환불수수료도 올렸다. 국내선 환불수수료는 기존 1000원에서 예약 클래스별로 나눠 정상운임은 3000원, 특별운임 5000원, 실속운임 7000원으로 인상했다. 다만 국내선 예약부도위약금은 8000원으로 유지한다.
 
이처럼 대형 항공사들이 국내선 운임 인상에 나선 것은 LCC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20~3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항공 운임 인상을 추진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항공유 가격은 연초 배럴당 64.53달러였는데 국제유가 상승세와 함께 가파르게 올랐다. 4월 말 82.87달러까지 오르며 넉 달간 28.42% 급등했다.
 
문제는 대형 항공사들의 이 같은 운임 인상이 LCC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항공사보다 규모가 작은 LCC는 유가 등락에 대한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2012년 운임을 인상했을 때도 아시아나항공과 LCC들이 줄줄이 가격 올리기에 나선 바 있다. 대한항공의 이번 운임 인상은 2012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에어부산은 당시 운임을 평균 9.7% 인상했으며 제주항공은 12.8% 올렸다. 이밖에 진에어는 13.7%, 이스타항공은 7% 올렸다.
 
2017년에도 진에어가 3개 노선 운임을 3~5% 올리자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다. 항공운임을 올리지 않더라도 수수료, 초과 수하물 요금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한 항공사가 운임을 올리면 다른 항공사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항공운임은 유가나 환율에 따라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형 항공사들이 올렸다고 LCC들이 무조건 따라가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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