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자사주 마법 논란

입력 : 2019-06-02 오후 12:45:22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CJ그룹 지분승계 과정에 자사주가 활용되면서 자사주 마법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자사주 마법은 인적분할 시 기존 자사주에 신주가 배정돼 총수일가 지배력에 유리하게 이용되는 사례를 지칭한다. 자사주가 거의 없는 CJ올리브네트웍스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지만 추후 CJ 자사주를 총수일가에게 배정하는 계획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사주 의결권 부활로 기존 주주와 불평등을 낳는 문제는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 안건을 다루는 임시주주총회가 이달 28일 열린다. 이 회사엔 이선호(17.97%), 이재환(14.83%), 이경후(6.91%) 등 총수일가 지분이 다수 있어 지분 승계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얼핏 자사주가 0.23%에 불과하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생기는 자사주 역시 소각하기로 해 논란을 피해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분할 후 CJ올리브네트웍스 총수일가 소유 주식을 CJ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CJ 보통주 자기주식을 교부하기로 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논란을 사고 있다. 주식교환 비율이 총수일가 측에 유리하도록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산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과 함께 자사주 편법 활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해 분할 신주를 배정하면 분할 자회사에 대한 대주주의 의결권이 강화돼 소수주주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문제가 자사주 마법의 본질이다. CJ 자사주는 기존에 의결권이 없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 총수일가 주식과 교환돼 그만큼 의결권이 생기면 기존 CJ 소수주주는 의결권이 희석된다. 자사주 마법과 마찬가지 논란을 낳는다. 최근 정치권과 경실련, 민변 등 단체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자사주 문제를 다뤘다. 토론회에서 김종보 변호사는 CJ사례를 들어 자사주 마법이 변형 사용된다고 꼬집었다. “분할에 따른 자사주 마법이 아니라, 분할 후 주식교환 방법으로 자사주가 총수일가에게 이전되는 마법이라는 얘기다.
 
자사주 의결권 금지나 신주배정 금지 법안이 다수 발의되고, 현정부도 경제민주화 공약 중 하나로 자사주를 활용한 편법 승계 방안을 차단하기로 하면서 한때 재계에서는 관련 움직임이 멈췄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하면서 지주전환 계획을 포기했고, SK케미칼이 지주회사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거나 매각한 바 있다. 롯데지주도 분할합병 과정에서 생긴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 파행이 거듭되며 관련 법안 처리는 요원하다. 정치권과 학계 등은 재계 승계 시기와 맞물려 자사주 편법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 보고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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