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쓰기)달리는 반도체 올라타기 적중…중국발 악재는 못피해

리노공업 소량 주식으로 계좌손실 메우기

입력 : 2020-01-3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 증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보이더니 하루만에 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사태로 인해 크게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새로 투자할 종목을 찾고 있는 매수 대기자에겐 이런 ‘블랙스완’에 준하는 돌발변수가 기회로 보이기도 한다. 계좌에 시퍼렇게 멍든 종목들이 있는데도 새 종목을 찾는 눈엔 그리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직격탄을 맞은 종목 하나가 눈에 꽂혔다. 이번 위기만 넘기면 괜찮을 것 같아 보여서 주가가 조금 더 밀리면 잡을 생각으로 기다렸는데 웬걸, 하루만에 반등했다. 그렇다고 따라가며 붙잡기엔 매수 희망가와 갭이 컸다. 원하는 가격대에 오지 않으면 나와는 인연이 없거니 여기고 넘기겠다.  
 
보유 중인 종목들의 주가를 보자니 짚신장수 자식과 우산장수 자식을 둔 어머니의 기분이랄까?  
 
지난번에 새로 들인 리노공업은, 몇 달 동안 시장에서 소외된 기분을 주도주에 올라타 씻어보자는 마음으로 매수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강세는 업종 전반으로 확산됐고 반도체 검사에 특화된 리노공업도 그 수혜를 제대로 받았다.  
 
매수할 때까지만 해도 반도체 주력종목들 움직이는 것에 비해 굼떠보였으나 한번 상승세를 타자 6만원대에서 단숨에 8만원대로 올라섰다. 주가 상승에 맞춰 증권사들도 리포트를 냈다. 20일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시스템반도체 성장과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매수 추천하며 목표가를 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23일엔 대신증권이 로직반도체 관련 수요 증가를 근거로 실적개선을 예상하며 목표가를 6만5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32%나 올렸다. 그런데 주가가 벌써 그 근처에 다다랐으니 이걸 어쩐다. 
 
지난주부터 외국인은 이탈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자리를 운용사와 사모펀드가 메워주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첫 매수 이후 5주를 보태긴 했는데 좀 아쉽다. 평소처럼 분할매매 계획을 잡고 24일 첫 매수 한번 했는데 얼마 후부터 바로 올라버려서 딸랑 15주밖에 없는 게 아쉽다. 아니다. 주가가 하락했으면 반대였을 것이다. 언제부터 오를지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는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두 증권사의 목표가 근처인데 이쯤에서 차익을 실현해야 할까? 전체 반도체 종목들 분위기를 보면서 결정할 생각이다. 
 
리노공업이 짚신장수 자식이라면 성광벤드와 히이록코리아, 그리고 VIXY는 맑은 날에 장사 나간 우산장수 자식 같다. 피팅업체들은 별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채 고만고만한 자리를 맴돌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때만 해도 이들에게 수혜가 돌아오겠거니 은근히 기대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이 컸다. 조선과 플랜트 업황이 돌아서면서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는 큰 그림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계속 들고갈 것이다. 다만 예고한 대로 한 종목으로 몰아야 하는데 어느 종목을 팔아야 할지 난감하다. 사실 마음은 굳혔는데 시점이 문제다. 조만간 하나를 팔고 다른 하나는 추가 매수할 계획이다.
 
진양산업은 23일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2억원, 2018년보다 204%나 급증한 실적이다. 매출액은 618억원으로 4.2% 밖에 안 늘었는데 이익이 뛰었다. 순이익도 68억원으로 182% 증가했다. 과거 10년치 자료까지 확인했는데 아무래도 사상 최고실적 같다. 
 
회사는 재료비 등 매출원가 감소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중엔 주가가 급등해 큰 수익을 낼 때보다, 본인이 매수한 이유 즉 투자아이디어가 들어맞는 것에 더 큰 희열을 느끼는 부류가 있다. 나 같은 사람이다. 
 
연간 주당순이익(EPS)이 523원인데 과연 이번엔 배당을 얼마나 할까? 최소한 200원은 주겠지? 상반기에 50원을 중간배당했으니까 결산배당은 200원, 최소 150원을 기대한다. 설마 250원 주려나? 고배당주인데 실적이 좋아져 더 많은 배당금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런 상황,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투자포인트다.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는 경영 마인드가 있길 바랄 뿐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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