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총선 판세도 흔들

검찰갈등·선거개입 의혹 악재 묻혔지만…여, 정권 심판론 부각
야, 보수통합 호재 맞물려 "오차범위내 경합 늘어" 분석도

입력 : 2020-02-25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박주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4·15 총선 판세도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 사회까지 불거지면서 다른 총선 이슈가 모두 묻혔기 때문이다. 여당으로서는 정부와 함께 국정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심판론'에서 벗어날 수 없고, 보수 야당 입장에서는 당장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법무부·검찰의 검찰개혁 갈등이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혹 등 대여 공세 흐름이 깨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보수 진영의 통합과 맞물려 총선 민심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사태를 총선 정국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코로나 사태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코로나 방역으로 국회가 일시 폐쇄된 이날도 여의도 당사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대구·경북 코로나 확산 방지 방안, 추경 편성 등을 논의했다.
 
집권여당이 코로나19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면서 이번 총선이 힘겨워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분명 좋지 않은 이슈"라며 "정부·여당이 코로나 사태에 잘 대응했느냐와 사태 진정 후 관련 경제지표에 따라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선거운동에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곳이 이번 총선 초선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이다. 서울과 수도권 다수 지역에 현역 의원이 지키고 있는 지역구에 청와대 출신의 참모들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근무 이력이 있지만, 기존 지역구에서 제대로 된 기반이 없는 이들 후보는 현재 본인을 알릴 방법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청와대 출신의 한 예비후보는 "지금은 당내 경선을 진행중이지만 본선에 갔을 때 지역구 기반을 다져놓은 야당 후보와 맞붙을 수 있을지가 더욱 고민"이라며 "현역의원과 가상대결을 했을 때 오차범위를 겨우 벗어나는 정도로 우세하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예비 후보도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검찰 개혁 갈등이 불거지면서 보수 지향적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사망자가 늘면서 (진보 진영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역시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선거운동 소재로 활용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는만큼 공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추경 편성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정부와 여당의 심판론을 반복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주광덕 의원(전략기획본부장)은 "코로나 사태로 민심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감지되고 있는지는 지금 당장 분석하기 힘들다"면서도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후보들을 통해 전보다 민심의 변화가 있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에 보수진영의 통합(미래통합당 창당)을 이뤄낸 것도 야당 쪽의 호재로 꼽힌다. 보수통합 이후 여야 총선 격전지에서 전반적인 여론이 오차범위내에서 경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보수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새보수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으로 유권자 표가 갈라져 이번 총선이 어려운 선거가 될 뻔 했다"며 "그런데 보수통합으로 인해서 단일대오 만들어 낸 만큼 모멘텀을 이끌어 낸다는 장점이 생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총선정국을 가를 대형 변수로 작용할지는 현 시점에서 알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1.3%포인트 상승한 47.4%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0.6%포인트 상승한 40.5%로 나타난다.
 
이번 여론조사는 YTN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4만546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12명에게 응답을 완료했다. 응답 방식은 무선 80%, 유선 20%다. 응답률은 5.5%,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9일 국회 행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여의도 국회는 25일 국회 모든 문을 폐문했다. 사진은 폐문된 의원회관. 사진/뉴시스
 
이종용·박주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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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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