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용수 음모론' 김어준, 윤미향 수사 부서로 배당

입력 : 2020-06-02 오전 11:02:3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배후설을 단정적으로 주장해 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된 방송인 김어준씨 사건이 서울서부지검 형사 4부(부장 최지석)에 배당됐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의혹 등 고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서다.
 
서울서부지검은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측이 전날 김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 또는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4부(부장 최지석)에 배당했다고 2일 밝혔다.
 
사준모는 고발장에서 "김씨가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거대한 배후설 또는 음모론으로 규정한 후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공연하고 구체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는 92세인 이용수 할머니가 ‘노망들었다, 치매에 걸렸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줌으로써 이용수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이는 이용수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현재 검찰 수사중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뒤인 지난 달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 읽어보신 분들이 별로 없겠지만, 읽어보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면서 "문장을 보면 여러 문장들이 도저히 그 연세에 어르신들이 쓰는 용어가 아니라는 게 금방금방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는 같은 달 28일 <CBS 김현장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7~8명도 아니고 한 명이 같이, 수양딸인데 그 사람한테 이걸 내가 썼는데 글을 똑바로, 이대로 써라고 한 거, (내가) 이거를 쓰려고 하니까 좀 꾸불꾸불하게 썼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꼬불꼬불 쓰신 초안'을 가지고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용수 할머니는 "있어요. 그걸 부쳐달라 하든지 하면 부쳐줄 거예요. 그거를 제가 혼자 쓰면서 머리를 써가면서 그래서 참 죽고싶은 심정이었어요"라고 반박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명예훼손혐의로 고발된 방송인 김어준씨.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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