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3분기 연속 적자행진…배터리로 반등 노린다(종합)

3분기 영업손실 290억…전년비 적자전환

입력 : 2020-10-30 오전 11:45:21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3분기에도 적자를 내면서 세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 시황 부진으로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유가 회복세와 최근 공격적으로 증설 중인 배터리 시설을 기반으로 내년 1분기 반등을 노린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 기준 매출액 8조4192억원, 영업손실 29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2조3725억원) 대비 31.9%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결 기준 매출액 8조4192억원, 영업손실 29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사진은 이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 SK이노베이션 부스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흑자 전환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상황은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손실 폭을 4107억원가량 줄였고, 매출은 1조2196억원(16.9%)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적자를 봤던 세전 사업이익도 네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손실 폭을 줄인 데에 앞장선 것은 국제유가 회복세와 석유제품 판매물량 증가였다. 올 2분기 평균 배럴당 30.5달러에 머물렀던 두바이유는 3분기에 12.4% 상승한 42.9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석유제품과 윤활기유 판매 물량이 늘면서 손실 폭을 메운 셈이다. 다만 최근 공격적인 증설에 나선 배터리 사업의 영업손실과 아로마틱 계열 스프레드 축소로 적자에 머물렀다.
 
구체적으로 석유사업은 3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코로나19 발 수요 회복 지연에도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면 화학사업에선 5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연료 가격 상승으로 변동비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윤활유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은 각각 706억원·1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윤활유 사업에선 점진적인 수요 회복에 따라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한 점이 이익 폭을 키웠다. 
 
배터리사업은 9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3.7% 상승해 486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창저우와 헝가리 코마롬에 신설한 해외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서 판매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추가 건설 중인 해외 배터리 공장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옌청에 짓고 있는 중국 2공장이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면 더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이 외에도 2022년 1분기에 양산 예정인 미국 제1공장과 헝가리 제2공장, 2023년 1분기 양산 예정인 미국 제2공장도 증설 중이다. 지난해 4분기 완공한 SK이노베이션의 첫 글로벌 배터리 거점 중국 창저우 공장은 올 2분기 양산에 들어갔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추가 투자도 꾸준하다. 분리막은 배터리 셀 안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해 안정성을 높이는 소재로,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전 세계 배터리사 중에서 유일하게 내재화했다. 현재 가동 중인 충북 증평 공장에 이어 중국, 폴란드 등에서 건설 중인 공장이 가동되면 올해 말까지 생산능력은 8억7000만㎡, 2023년엔 18억7000만㎡가 될 전망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의 연이은 최종판결 연기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소송 쟁점을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SK이노베이션은 소송 절차에 충실히 임하는 동시에 협의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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