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잘 나가는 주택 사업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반면 토목과 플랜트 인력은 감소하는 경향이 짙다. 부동산 불장 흐름에 편승한 주택사업은 먹거리가 쌓이는 반면, 토목과 플랜트는 사업 확장이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올해 3분기 기준 주택사업부 인력이 1644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608명에서 약 2.2% 늘었다.
주택사업 직원은 증가했지만 토목과 플랜트는 줄었다. 이 기간 토목은 1203명에서 1119명으로 6.9% 감소했다. 플랜트도 1442명에서 1402명으로 2.7% 줄었다.
GS건설(006360)은 3분기 기준 주택사업이 포함된 건축사업부 인력이 2630명이었다. GS건설도 지난해 말 2422명에서 8.5% 늘었다. 반면 인프라사업부는 764명에서 668명으로 12.5% 줄었고 플랜트는 1771명에서 1186명으로 33% 급감했다. GS건설은 상반기 플랜트 구조조정에 나섰는데 그 영향으로 인력 감소폭이 컸다.
다른 건설사들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DL이앤씨(375500)는 같은 기간 주택인력이 2249명에서 2458명으로 9.2% 늘어난 반면 토목과 플랜트는 각각 9%씩 감소했다.
대우건설(047040)은 주택건축인력이 2407명에서 2531명으로 5.1% 증가했다. 그러나 토목은 1012명에서 992명으로 1.9%, 플랜트는 1069명에서 945명으로 11.6% 줄었다.
한화건설도 유사한 모습을 띠었다. 주택사업을 담당하는 개발부문은 지난해 말 95명에서 올해 3분기 117명으로 23% 늘었다. 반면 이 기간 플랜트는 671명에서 509명으로 24% 줄었고 토목도 499명에서 494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롯데건설도 주택사업 인력의 증가가 나타났다. 지난해 말 1115명에서 올해 3분기 1214명으로 8.8% 증가했다. 이 기간 토목은 413명에서 398명으로 꺾였다. 롯데건설은 다른 건설사와 달리 플랜트 인력이 늘었다. 622명에서 672명으로 많아졌다. 롯데건설은 수익구조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를 위해 플랜트 역량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와 인프라, 건축 사업 모두 인력의 감소가 나타났다. 플랜트는 2166명에서 2054명으로 5.1% 감소했고 인프라사업부는 654명에서 580명으로 11.3% 줄었다. 주택사업이 포함되는 건축도 인력이 적어졌다. 838명에서 827명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지난해부터 생긴 친환경사업부는 54명에서 107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친환경사업에 무게를 싣는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수 대형 건설사의 토목·플랜트 인력이 감소하고 주택사업 직원이 늘어나는 건 부동산 경기 호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토목과 해외 플랜트 일감이 감소한 환경에서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토목과 플랜트는 일감이 많지 않아 인력을 늘리기가 어렵다”라며 “과거 해외 플랜트에서 적자를 많이 본 이후 정규직 채용을 다소 주저하는 분위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토목 및 플랜트 분야의 공사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보다 토목과 플랜트 먹거리가 부족한 점이 각 건설사의 인력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고난이도, 그리고 대규모 현장을 경험한 인력을 보유하고 그 노하우를 기업 내에 보존하는 게 중요한데 인력 유출이 지속되면 공사 역량이 낮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