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LG(003550)의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꼽히면서도 만년 적자에 허덕였던
LG전자(066570)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이 내년 하반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 중심이 점점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유럽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등에 업고 68%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 공정의 발이 묶이면서 1분기 -10%, 2분기 -20% 역성장했던 부진을 상당 부분 털어냈다.
특히 중국과 함께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은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한 중국·미국과 달리 1분기(78%)와 2분기(35%)를 넘어 3분기(168%) 대폭발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유럽 각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며 진입장벽이 더욱 낮아졌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친환경 수요가 대두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산업 성장은 전장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LG에 기회가 되고 있다. 이미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051910) 등이 활짝 웃는 상황에서 이외 전기차용 부품 수요도 크게 늘 것이라는 업계 분석으로 인해 LG전자의 수혜도 예상된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차량 내 통신 수요와 편리한 차량용 램프 등에 대한 선호도 등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전기차 부품 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 자율주행 부품 등을 생산하는 LG전자에 긍정적인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코로나19 한파가 몰아닥쳤던 유럽 전기차 시장이 요즘 좋아지고 있는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공장 자체를 가동할 수 없었던 상반기와 달리 생산이 차질 없이 이어지면서 내년 하반기 적자 탈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공급한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가 르노 자동차 내 운전석 왼쪽에 장착돼 있다. 사진/LG전자
지난 2013년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LG전자는 2015년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당시 VC 사업본부)에서 전체 50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끝으로 이듬해부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완성차 생산 중단이라는 악재를 만나며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유럽과 미국 등 완성차 업체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면서 점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보조금 영향으로 유럽 내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PHEV) 가격이 기존 차량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영향으로 VS 사업본부는 3분기 들어 영업손실을 700억원대까지 줄였다.
그간 적자와 상관없이 미래를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행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090억원을 VS 부문 투자에 쏟아부었던 LG전자는 지난해 한 발 더 나아가 8985억원을 썼다. 이는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부문 투자액인 9085억원과 맞먹는다. 올해 투자 규모가 6070억원으로 다소 줄기는 했으나 H&A(8848억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는 전장 사업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달 르노로부터 올해의 우수 공급사로 선정되고 지난 6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매년 차량 성능과 소비자경험 향상에 기여한 업체로 인정받아 혁신상을 받은 게 그 증표다. 급기야 메르세데스-벤츠에 새로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더 발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많은 적자를 내면서도 기존 수익성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온 게 내년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분위기"라며 앞으로 전기차는 시기의 문제이지 계속 발전해나갈 분야이기 때문에 부품 공급 업체 입장에서 충분히 함께 성장할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