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0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민의 촛불혁명, 국회의 탄핵에 이어 법원의 사법적 판단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정신이 구현된 것이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춘추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부 판결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청와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앞서 대법원 3부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최종 판결로 박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 요건을 갖추게 됐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특별사면 가능성에 대해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저는 대통령으로부터 별도의 말씀을 듣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달 중 열릴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 목소리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 측에선 박 전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국민의힘 측은 문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압박했다.
국민통합을 이유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안했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촛불 혁명의 위대한 정신을 다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말했다.
한 때 박 전 대통령과 대립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사면을 결단하라'는 입장문을 내고 "사법적 결정을 넘어서 더 큰 대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문 대통령에게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요구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있어서는 안 될 대법원의 촛불 재판이 국민의 희망을 짓밟고 대한민국의 정의를 짓밟았다"면서 "박 대통령 무죄석방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대법원 판결에 강력 반발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등 관계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징역 20년 원심 확정한 대법원을 규탄하며 “박 대통령 무죄석방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