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770명 규모의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린다. 별도 협의체를 구축한 검찰·경찰도 수사진행상황·주요 쟁점 등을 공유하는 등 협력체계를 유지한다. 또 검찰은 부동산 수사 전문 검사 1명을 정부 합동조사단에 파견키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LH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신도시 투기 검·경 수사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범계 법무부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이 참석했다.
검·경 수사협력방안을 보면, 정부는 이번 LH 투기 의혹을 파헤칠 대규모 특수본을 구성한다. 참여인원만 770명 규모로 국가수사본부를 비롯해 18개 시·도경찰청, 국세청·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파견인력 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는 투기 관련 민원·제보도 특수본에 통보한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특수본의 검사 인력 파견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경찰 주도하에 이뤄지는 만큼, 수사권 조정 원칙에 따라 특수본이 아닌 정부 합동조사단에 파견키로 했다. 파견 인력은 부동산 수사 전문 검사 1명으로 전수조사 과정에서 법률 지원을 한다.
정부 합동조사단 단장인 최창원 국무1차장은 "특수본에 검사가 파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수사권 조정에 따른 원칙"이라며 "지금 수사는 경찰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신 국수본과 대검은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사법 처리 전 과정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검 차장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수사기관협의회'가 가동에 들어간다.
이와 별도로 대검찰청(형사부장)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정부 합동수사본부(수사국장) 간 협의체를 만들어 수사진행상황과 주요 쟁점 등 관련 정보도 수시로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협의체는 수사대상자 누락이나 초기 수사 미비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효율적인 수사 진행을 위해 각급에서는 '핫라인'을 구축한다. 국수본 수사국-대검 형사부, 시·도경찰청-지방검찰청, 사건 수사팀-관할 지청 등 각급별 전담 협의체가 대표적으로 공조회의가 수시로 열린다.
정세균 총리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과 함께 투기로 인한 범죄수익은 끝까지 파헤쳐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며 "가능한 법의 범위 안에서 엄벌에 처해 다시는 불법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검경수사 협력의 첫 사례인 만큼 검경이 힘을 하나로 모아 국민에게 티끌 만한 의혹도 남기지 말라"며 "이번 사안에서 부동산 투기로 인한 범죄수익 환수가 국민의 요청인 만큼 반드시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구성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LH임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남 진주 LH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