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방식이 100% 시민 여론조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여론조사 문항과 시기 등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향후 단일화 협상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단일화 방식은 안 후보 측이 요구했던 '일반시민 여론조사 경선'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앞서 오 후보가 전날 KBS에 에 출연해 "최종적으로는 최근에 가장 많이 쓰이는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 경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안 후보 측에서 요구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명동 상가 일대를 둘러 본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후보가 여론조사 수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최근 자신의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상권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대해 "당연한 현상"이라며 "야권 단일후보도 오세훈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안 후보는 오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건이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줘 야권 후보들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 후보는 서울시청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후보와, 가능성이 불안한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야권 지지자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은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의견차가 있는 만큼 단일화 협상 막판까지 쟁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 측은 '후보 적합도' 질문을 선호하고, 안 후보 측은 '박영선 후보를 상대로 한 후보 경쟁력'을 묻는 질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론조사 실시 시기와 관련해서도 비교적 여유롭게 하자는 오 후보 측과 최대한 빨리 실시하자는 안 후보 측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오는 19일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TV토론과 최소 이틀 이상 소요되는 여론조사 기간을 감안하면 다음주 초에는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토론회 횟수 등 쟁점 사항을 정리해 11일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두 후보는 토론 전 비전발표회 형식으로 야권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시 구상을 알리는 자리를 만드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 후보가 제안했고 안 후보도 "야권 후보들의 계획을 국민들께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청 내 시민건강국을 방문해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