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호조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3월 전산업 BSI는 89로, 한 달전보다 7포인트 올랐다. 이번 달 수치는 2011년 7월(87) 이후 가장 높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 낮으면 악화 예상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89로 전달보다 7포인트 올랐다.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1차 금속이 17포인트 올랐다. 유가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오름세로 화학물질·제품도 12포인트 뛰었다.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가격상승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5포인트 올랐다.
기업규모·형태별로는 내수기업이 11포인트 상승하는 등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9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도 3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은 5포인트 오른 77을 기록했다. 도소매업(11포인트), 정보통신업(8포인트), 전문·과학·기술(10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도 영향을 줬다.
내달 업황을 내다본 전산업 BSI도 6포인트 오른 84를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갔다.
기업의 체감경기에 소비자의 심리를 함께 반영하는 ESI는 전월보다 4.7포인트 상승한 101.3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2018년 6월(100.4) 이후 2년 9개월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보인다"며 "코로나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현 단계를 유지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이 되고, 내수도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유럽의 변이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 400명~500명대의 유지로 진정세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9로, 한 달전보다 7포인트 올랐다. 사진은 이날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