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저학년을 학교에서 돌보는 돌봄전담사들이 또다시 파업 태세에 돌입했다. 교육부가 처우 개선을 한다며 추진하는 정책이 오히려 노동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인식 때문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돌봄전담사들은 1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하반기 돌봄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검토한 (돌봄 정책) 초안은 아주 부분적인 근무시간 연장을 빌미로 돌봄전담사들을 더 압축적인 노동강도로 내몬다"면서 "결국은 교사 행정업무 등 돌봄 책임을 없애 전담사에게 모두 떠넘기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돌봄전담사들은 현재 주어진 행정업무만으로도 업무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라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정신없이 압축 노동을 수행해야 하고 무료 초과노동은 일상이 된데다 집에서도 부족한 업무를 벌충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본부는 "교육부는 초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8시간 상시전일제 전환 대책을 제시하라"면서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올해는 하루 파업으로 끝나지 않고, 기필코 기만당하고 우롱당한 분노를 '몇날 며칠' 파업 투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국회와 정부는 학교 돌봄의 인력 운용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온종일 돌봄'을 추진하다가 처우 악화를 염려한 돌봄전담사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전담사들은 11월6일 하루 1차 파업을 실시하고, 12월에도 2차 파업을 하려다가 교육부 등이 온종일 돌봄 철회 및 처우 개선을 약속해 물러섰다. 이후 지난 9일 교육부는 돌봄전담사 처우 개선을 담은 정책 초안에서 근무시간을 6시간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기존에는 최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그동안 행정업무와 수업 시간 준비 등을 이유로 '8시간 전일제'를 촉구해온 돌봄전담사들은 초안이 '개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8시간 해야 하는 일을 5시간 내지 6시간 내로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이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했다는데 의의를 두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돌봄과 행정 업무를 감안할 때 6시간이 최소로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며 "각자의 입장에 따라 6시간이라는 단어를 (최소가 아닌) 제한으로 이해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각 시·도 (사정)에 따라 연장할 수 있는 것"이라며 "특히 8시간 문제는 시도교육청과 노조가 단체협약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교육청, 전담사 노조, 교원단체, 학부모단체로부터 의견 수렴을 받아 이번달 말에 최종적으로 정책을 발표한다. 본부는 오는 19일 세종시 교육부 앞에 집결해 단체행동을 하고 30일에는 하반기 투쟁 선포 결의 대회를 지역별로 열 계획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육부의 돌봄 정책 개편안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