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광재 단일화…"반이재명 연대 실체 나왔지만 큰 의미 없어"

전문가들 "단일화는 야권의 언어", "결선투표 하는데 왜 단일화하나"

입력 : 2021-07-05 오후 1:21:46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후보인 정세균·이광재 후보가 정 후보로 단일화를 결정했지만, 전문가들은 '큰 의미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이재명 연대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민주당이 이미 결선투표 제도를 마련해 단일화 명분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단일화는 야권의 언어라는 점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단일화는 국민적 주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5일 <뉴스토마토>가 정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물은 결과, 이번 단일화는 실체가 무성하던 반이재명 연대가 모습을 드러낸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지금까지 반이재명 연대가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말이 많았는데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며 "이제 반이재명 연대의 파장이 얼마나 커질 것인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정 후보와 이 후보가 예비경선 국면에서 단일화를 이뤘다는 점이라고 봤다. 민주당에서는 오는 11일 컷오프를 거쳐 현재 8명의 후보 중 본경선에 오를 6명의 후보를 추릴 예정이다. 본게임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단일화는 지지율 약세에 몰린 후보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단일화 신호탄은 본경선 이후 미약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소장은 "본경선에 오른 6명의 후보들 중 추미애 후보, 박용진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는 반이재명 연대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이재명 연대가 최종적으로 승리할 확률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자구도를 형성하면서 서로의 존재가 각 진영의 지지율 흡수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적 유권자는 이재명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반이재명 연대가 성공하는 길은 윤 전 총장이 무너졌을 때"라며 "이 기회가 아니면 반이재명 연대가 승리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로선 예비경선을 통과할 때 40% 수준의 지지율을 받고 통과하는 것이 전략상 유리하다고 봤다. 50%를 넘기는 지지율을 보이며 통과할 경우 여타 후보들 간 반이재명 연대 정서가 강화돼 잇단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비경선이든 본경선이든 민주당 내 단일화 논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단일화는 본래 힘이 약하기 때문에 합쳐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인데, 현재로선 민주당이 강해 단일화를 추진할 명분 자체가 약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이고, 국회 내 다수의석을 보유해 강한 상태라 단일화 논의가 나온다고 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단일화 논의는 힘이 약한 야권에서 주목도를 높이며 컨벤션 효과를 볼 수 있다고도 봤다.
 
유 대표는 "특히 당내 경선에서 반이재명 연대를 형성한다며 단일화를 이루는 것은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은 결선투표를 통해 자연스럽게 제도적 단일화를 이루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본경선에 오른 6명의 후보 중 1위 후보가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재투표를 통해 단일한 후보를 배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후보들은 굳이 단일화를 할 필요없이 자신의 정책, 비전 등을 두고 경쟁해 지지율 상승을 이끌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예비경선이든 본선이든 민주당 내 단일화 이슈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 나선 정세균·이광재 후보가 정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했지만, 전문가들은 '큰 의미 없다'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총리로 후보 단일화 합의를 밝힌 후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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