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2021년 시공능력평가 기준)가 올해 3분기 주택사업 실적에 따라 각각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됐다.
3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개선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조35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조425억원보다 7.7%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99억원에서 2204억원으로 57.6% 늘었다.
주택사업부문에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의 주택부문 실적은 지난 1분기 9630억원을 기록한 이후 2분기 1조390억원, 3분기 1조510억원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택 사업 호조 영향이 크다"며 "해외와 국내에서 신규수주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는 국내 주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DL이앤씨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DL이앤씨 3분기 매출은 1조8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420억원 대비 1.9% 감소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1880억원에서 259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대우건설도 주택부문 호조세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3분기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1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30억원 대비 9.1% 늘었다.
특히 주택부문 실적이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주택·건축부문 실적은 1분기 1조1840억원, 2분기 1조2710억원, 3분기 1조3100억원, 4분기 1조3190억원 등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조4100억원, 2분기 1조4090억원, 3분기 1조4320억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다만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건설사들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의 3분기 매출은 8조3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8500억원 대비 5.8% 증가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2160억원에서 1410억원으로 34.7% 감소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1240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올해 3분기 건설부문 실적은 13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는 강릉 안인 발전소 관련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부지 협소에 따른 공정 관리 이슈, 인건비 및 자재비 상승에 따른 협력 업체들의 클레임 증가와 이에 따른 공사 지연 등으로 마지막 석탄 발전소인 강릉 안인 발전소 관련 원가 2000억원 반영에 따라 건설 부문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090억원에서 1520억원으로 27.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에는 해외 현장의 정산 문제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완공한 바레인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현장의 정산 문제로 1400여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며 "3분기에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영향이 있었지만 4분기 이후에는 건축·주택부문, 신사업 부문의 성장과 해외 수주의 호조로 반등해 견조한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현장에서 하자 소송에 따른 충당금 234억원이 신규로 설정되며 3분기 6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326억원 대비 49.9% 감소한 수준이다.
현재 대형 건설사 위주로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4분기에는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 실적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형사의 경우 지난해 가격 기준으로 자재를 수급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중견사의 경우 올해 연초에 잡아놨던 물량들을 올해 가격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있어서 대형사와 중견사간 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