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부작용 우려로 아직 1000만명가량이 백신 접종을 미루고 있다. 당국은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한편 의학한림원과 안전성 위원회를 꾸려 국민 불안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움직임과 별개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개인의 몸 상태나 기저질환 유무가 아니라 비과학적인 맹신에 근거한 접종 기피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나 음모론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자는 주장은 주로 온라인에서 집중된다.
이들은 본인이 직접 백신을 접종했거나 주변인의 접종 이후 겪은 검증되지 않은 현상을 호소한다. 쉐딩 현상이 대표적이다. 쉐딩 현상은 백신 접종자 근처에서 어지럼증이나 두드러기가 생기고 심한 경우 눈을 마주쳤을 때 전자파를 느낀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극히 드문 경우로 생백신을 접종한 경우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중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만든 생백신은 없다.
몇몇은 쉐딩 현상을 막으려면 특정 회사의 약을 먹어야 한다는 글도 올리고 있다. 이 약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방역당국에서도 효과를 인정하지 않은 의약품이다.
이 밖에도 개인의 DNA 수집을 위해 PCR 검사를 실시한다는 내용, mRNA 백신이 유전자를 조작한다는 등의 주장도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다. 이를 근거로 가족 등 주변인에게 접종을 만류하는 이들도 있다.
비슷한 현상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있었다. 5G 신호를 타고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는 미신이 퍼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인포데믹 고리 끊기를 위해 '미신 타파' 항목을 개설하기도 했다.
WHO 노력 덕분이었는지 코로나19 전파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가설과 미신은 대부분 사라졌다. 지금은 그 빈자리를 백신 관련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대신하는 양상이다.
백신은 질병을 100% 확률로 예방할 수 없으며 이상반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다. 접종에 따른 이득과 부작용 위험을 따져 선택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개인이 백신을 접종하느냐 접종하지 않느냐 선택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것은 정확한 정보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백신을 둘러싼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정확하지도,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는다.
팬데믹은 작은 변수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는 평상시였으면 소소한 일탈로 치부될 법한 해프닝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차츰 일상으로 돌아가는 단계에 있는 현 시점은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다. 아무런 순기능도 없는 그릇된 맹신이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오지 않아야 한다.
동지훈 산업2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