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번주 경북을 찾는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후보 역시 오는 10일 대구·경북지역 민생 순회가 예정돼 있다. 두 사람이 조우해 다시 화합의 모습을 연출할 지 주목된다.
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이번주 중으로 경북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현재 이 전 대표는 전국을 돌면서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며 "남은 지역이 경북이라 이번주에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칩거하며 침묵을 지켰다. 이후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선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지지자들에게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제주를 찾아 낙선 인사를 한 뒤 현재 서울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이 후보는 오는 10일부터 전국 민생 대장정 차원에서 대구·경북지역을 찾는다. 앞서 이 후보 측은 전남 출신의 이 전 대표에게 이 후보의 광주·전남 일정에 잠시라도 동행해 줄 것을 타진했지만 불발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미리 계획된 충청·경남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의 지원으로 전남의 압도적 지지를 챙기려 했던 이 후보로서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여전히 이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입장이다. 이미 경선 결과에 승복했고, 이 후보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대위 상임고문마저 수락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와 매우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당을 제일 중시한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는 게 이 전 대표 생각이고 그게 또 이낙연다움"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 상황과 관련해서도 "문제는 여전히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일부 지지자들"이라며 "이 전 대표가 경선 패배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치유할 때 이들도 다시 하나된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원팀을 위해 물밑에서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이낙연캠프 출신 대변인들이 추가로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각 대변인에게 직접 선대위 활동을 부탁하는 등 대선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비슷한 시기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경북 방문이 예정됐지만 지난 광주·전남 사례처럼 일방적으로 언론에 흘리고 동행 요청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호남 일정의 경우에도 정식으로 요청이 온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도와달라'고 하면서 서로 간 불필요한 오해가 쌓이기도 했다"면서 언론을 통한 압박 모양새가 연출된 것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도 경북에 가시고, 선대위 상임고문이니 도울 수 있으면 도울 것"이라며 "필요하면 사전에 일정을 조정하지 않겠느냐"고 조우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이 후보 측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경북지역 방문과 매타버스 대구·경북행이 일단 연계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