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역대 보수진영이 배출한 대통령들에 이어 '철의 남자'로 불리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 대해서도 재평가했다. 불모지에서 '산업의 쌀'인 철강산업을 이끈 산업화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특히 경제 대전환의 시기에 박 회장의 도전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3일 오후 경북 포항공대에서 열린 '청암 박태준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참으로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허허벌판 제철산업 토대를 쌓아올린 산업화에 큰 기여하신 분"이라며 “앞으로 세계 경제 대전환과 맞물려 대한민국 경제도 질적으로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어 가는데 박 회장의 도전과 성공이 전환적인 경제산업에 큰 시사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1964년 대한중석(현 대구텍) 사장에 임명돼 1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웠다. 1968년 4월에는 포항제철(현 포스코) 초대 사장이 되어 10년 만에 철강을 연간 550만 톤 생산하는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앞서 이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6·25 전쟁 초기 한강다리를 폭파해 서울시민의 대피를 막는 등 과도 있지만 농지개혁이라는 공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인권탄압·민주주의 후퇴를 과로, 산업화를 공이라고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두환씨에 대해서도 3저호황 등을 활용한 경제발전의 공이 있다고 해, 논란을 낳았다. 특히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을 "살인자가 살인만 빼면 잘했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던 점이 부각되면서 '내로남불'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추모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씨는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국민이 맡긴 총칼로 살해한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라며 "정치 역시 인권 탄압을 통해 국민의 자유를 빼앗았고, 그 역시 용서 받을 수 없는 중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광주 5·18 묘역에 갈 때마다 예외없이 (전두환)비석을 밟았다"며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자로, 다시는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만 "양자택일, 흑백논리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말을 드리려고 한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평가하되 상대진영은 100% 다 나쁘고, 우리는 100% 다 옳다는 게 마땅하지 않다는 말을 드린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해 동상에 헌화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항=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