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병상가동율·위중증 환자 등 일부 방역지표들이 개선됐지만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다가오는 설 연휴 대규모 인구이동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미크론 확산 때 3월 확진자가 2만명에 달할 수 있는 만큼, 방역체계 개편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 사적모임 4인 제한과 식당·카페 밤 9시 영업종료 등을 골자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완화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박향 보건복지부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방역의료분과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12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의견 수렴을 더 진행할 것"이라며 거리두기 조정 전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는 16일 자정 종료된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1월 1주 차(1월 2~8일)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를 보면, 전국·수도권에서의 종합 위험도는 '중간', 비수도권은 '낮음'으로 각각 평가됐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역대 최대치인 12월 3주차 6000명대 후반에서 지난주 3000명대까지 떨어졌다. 또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44.9%, 수도권은 47.4%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문제는 오미크론 변이다.
박 총괄반장은 "방역지표가 호전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사인이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가까운 일본 등 사례를 보면 며칠 사이 확진자 숫자가 2배로 뛰는 상황을 볼 수 있고 위중률이 낮기는 하지만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고위험 그룹에 있어서 위험도는 여전히 존재하는 등 위험요인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를 앞둔 성급한 방역수칙 완화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설 연휴 직전 300명대를 유지했던 하루 확진자 수는 연휴 직후 500∼600명대 치솟은 경험이 있다. 당시 방역당국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설 연휴 기간 늘어난 이동과 사적 만남을 꼽았었다.
지난 7일 보건복지부 주최 '오미크론 발생 전망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을 때 3월 초·중순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중환자 수도 2000명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도 꾸준히 상승해 12월 5주차 4%에서 1월 1주차 12.5%로 8.5%포인트 증가해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박 총괄반장은 "‘방역지표가 좋아지고 있는데 우리가 또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국민 여러분께서도 지금 굉장히 많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확진자 숫자는 굉장히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방역조치를 유지하고 또 방역패스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을 대비해 방역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는 기존의 방역관리체계와 의료대응체계를 오미크론에 맞춰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되기 전에는 검역·진단검사·역학조사 등 유입·확산 차단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세종화 후에는 방역과 의료체계를 즉시 전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입국 방역 대책과 관련해 "해외유입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입국 시 필요한 PCR 음성확인서 기준 강화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97명으로 집계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중구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