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피해자 가족 단체와 정치권 등이 문재인 대통령과 새롭게 취임할 윤석열 당선인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공식적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완수 등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1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국회의원 50명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오민애 세월호참사대응TF 변호사는 △사고 원인과 책임자 처벌 등 진상규명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보 검증과 투명한 공개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종료 후 대책 △세월호 기억·치유 프로그램 마련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와 인권침해 방지 등을 윤석열 정부가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관계자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변호사는 국회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국회가 나서야 할 지점을 짚었다. 그는 “대통령 기록물 공개에 대한 결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소관위원회에 안건이 회부돼 있는 상태”라며 “그 이후에 (국회에서) 아무런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참사 당일 컨트롤타워가 존재하지 않은 것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은폐 의혹 등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국회가 신속하게 논의하고 의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의 정성욱 부서장도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정 부서장은 “사참위 조사를 진행할 때 군 기무사, 국정원, 대통령 기록물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됐음에도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을 위한 법은 국회에서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2020년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대한 국민청원에 한 달간 10만명이 모였는데, 다수당인 민주당이 결단하지 못하고 1년 6개월을 흘려보냈다”며 “민주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윤석열 정부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조사와 관련한 우려의 소리도 나왔다. 전일 윤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쫓겨났는데, 그 사람을 새 당선인이 찾아가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민들에게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등의 절차가 있다면 윤 정부에게도 큰 압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새 정부에서는 적어도 당시에 국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사과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 부서장은 “다음 정부에서 사참위에 대한 임기를 9월까지 보장해줘야 한다. 그래야 침몰 원인과 관련한 제대로 된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1반 수진아빠라고 밝힌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윤 정부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전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와 같은 잘못된 행태를 보인다면 촛불이 아닌 횃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8주기 앞둔 팽목항.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