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5년)'면구스러' 여러차례 사과까지…풀지 못한 숙제 '부동산'

5년 새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83%↑
세제 등 각종 규제에도 시장 안정 실패
새 정부 '규제완화'도 가시밭길…집값 자극 과제

입력 : 2022-05-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던 문재인 정부의 초기 의욕과 달리 빗나간 부동산 정책은 빼아픈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5년간 30번에 가까운 관련 정책을 쏟아냈지만 결국 전국적인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하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사과하는 초유의 일도 빚어졌다.
 
하지만 집값 불안감은 문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도 시장기능 회복을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공언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8일 <뉴스토마토>가 한국부동산원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17년 5월 둘째주(15일 기준)부터 이달 첫째주(2일 기준)까지의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지수 누적 증감률은 16.9%로 나타났다.
 
자료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5억2996만원(2017년 5월)에서 9억6950만원(2022년 3월)으로 83%(4억3954만원)가 뛰었다.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수요를 차단하겠다던 당초 정책 의도와 달리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온 셈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몇 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실패를 인정했다. 특히 지난해 신축년 공식 신년사에서는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이후 같은해 5월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의 질의응답 과정과 연말 진행한 국민과의 대화 자리에서도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 측도 최근 펴낸 '위대한 국민의 나라'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면구스럽다'고 표현하는 등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해당 출간물은 문재인 정부 5년 간의 국정운영 및 정책집행 기록을 엮은 것으로 '뼈아픈 죽비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정리하며 절박한 민생 과제를 완수하지 못한 송구함을 하릴 없이 기록하고자 한다'는 글을 빌어 사과 입장을 담은 셈이다.
 
관료 출신의 한 경제학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를 할 정도로 관련부처 정책 수행자들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새 정부라해서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질타했다.
 
문 정부 5년을 뒤안길로 바통을 이어받는 새 정부는 지난 5년간 강화했던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집값을 잡겠다는 포부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주택공급 확대와 부동산세제 및 대출규제 정상화 등의 약속을 발표한 바 있다.
 
공급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정밀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는 쪽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기부터 시장에서는 집값 과열 조짐을 보이는 등 자칫 집값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5월 첫째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오르며 1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요 재건축 단지와 15억원 초과 고가 단지들의 가격 상승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완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단, 문제는 규제 완화로 인한 가격 상승"이라며 "무작정 규제를 완화할 게 아니라 가격 상승에 대한 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 종합부동산세 개편, 취득세 중과 완화 등으로 최근 다주택자들이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시장에 매물이 줄고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시장이 다시금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5억2996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022년 3월 9억6950만원으로 4억3954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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