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업계, 임단협 돌입…친환경차 전환 여파 등 '가시밭길'

현대차·기아, '그룹사 공동 투쟁 원년의 해' 선포
르노, 4년동안 임금 동결…"올해는 임금 인상돼야"
한국지엠, 신임 사장 선임 후 상견례 예정
노조, 급격한 친환경차 전환에 고용 '불안'

입력 : 2022-05-09 오후 3:03:2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노조측과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지만, 올해는 친환경차 전환 등에 따른 고용 불안이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기아(000270)는 임시대위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올해 현대차(005380) 노조와 방향 및 전개 방향을 함께 하기로 해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는 올해 기본급 100% 정액 인상(16만5200원), 정규직 충원, 시니어 촉탁 계약직 폐지, 정년 연장, 미래차 산업 관련 국내공장 신설 및 신규 투자 등을 요구했다.
 
이는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과 동일한 수준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6만52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분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올해 요구하는 인상 폭이 지난해(7만5000원)의 두 배가 넘는 만큼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농후하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앞서 올해를 '그룹사 공동투쟁 원년의 해'라고 선포하며 사측과 함께 맞서겠다고 선언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진=현대차)
 
르노코리아는 이미 지난 3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이 신규 취임한 뒤 진행되는 첫 노사협상이었다. 르노 노조 역시 △기본급 9만7472원 인상 △일시금 500만원 지급 △정기 상여를 현행 500%에서 600%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4년동안 임금을 동결했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해 XM3 등 수출 호조 등을 근거로 올해는 임금 인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지엠도 다음달이면 신임 사장이 선임된다. 노사는 이에 맞춰 임단협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발탁채용이 불법파견 축소 및 은폐를 위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신임 사장이 선임되는대로 통상임금 소송 등 사안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종규 르노코리아 노조 위원장은 "2012년부터 시작된 희망퇴직으로 직원 수가 3200명으로 감소했다"며 "지난 4년 동안 임금 동결로 인한 직원들의 엄청난 고통이 있었다. 지난해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임금 동결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쌍용차(003620) 노사는 지난해 자구안에서 임단협 주기를 3년으로 연장해 올해는 교섭을 진행하지 않는다.
 
완성차업계들의 이번 임단협에서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로 급격하게 전환되는 현 시점에서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어 고용안정 요구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30%가량 적어 생산 인력 축소가 불가피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30년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33%를 차지할 경우 약 3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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