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일수록 뼈와 근육 건강으로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어 가족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건강이 필수적인 만큼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 예방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고령으로 갈수록 뼈와 근육 상태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어 가족의 세심환 관심이 필요하다.
뼈 건강은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노화의 정도를 육안으로는 알 수 없다. 뼈의 노화 현상은 골다공증과 관련이 있다. 뼈의 밀도와 강도가 떨어지는 골다공증은 가벼운 충격이나 낙상에도 뼈가 부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가정 내 넘어짐, 미끄러짐 사고로 노인들이 척추나 고관절, 손목 관절에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균형감각과 운동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순간적인 미끄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68만5869명이었던 골다공증 환자는 지난해 106만9727명으로 10년 새 64%나 증가했다. 특히 완경기 이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가 많은데,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로 뼈의 소실이 빨라지기 탓이다. 실제로 50세 이상 여성의 경우 10명 중 4명에게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뼈 건강과 함께 근육 감소도 살펴야 한다. 보통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떨어지면 근육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보통 50대부터 매년 1%씩 줄기 시작해 80대에 이르면 30대 근육의 50% 정도만 남는다. 근육의 강도 역시 크게 감소한다.
강진우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만큼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뼈와 근육 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골다공증이나 근감소증이 있으면 골절 위험을 막기 위해 기초체력을 길러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허리와 등 근육은 척추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이 줄어들면 허리를 펴기 힘들어진다. 허리가 구부러져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을 살펴보면 육안으로 보기에도 등의 근육이 말라붙어 척추뼈가 도드라질 정도로 근육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평소 허리가 굽어 있고, 뒷짐을 지고 걷거나 유모차 등에 의지해 걷는다면 근육의 감소와 척추 질환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탄성과 양이 줄어 염좌나 통증, 퇴행성 척추 질환들에 취약해진다"라며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근육량이 적은 사람이 넘어지면 척추 압박골절도 일어나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척추압박골절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낙상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허리 통증이 심해졌을 때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은 65세 이상에서 50% 이상이 경험하지만 3분의 2는 모른 채 살아간다. 척추압박골절은 넘어지거나 주저앉는 것과 같은 가벼운 외상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골절된 척추뼈가 정상보다 주저앉아 납작하게 변형된다. 압박골절이 척추의 높이를 감소시켜 점차 키가 작아진다.
하체 근육 감소는 보행이 불안정해져 낙상으로 연결되고 넘어지면 심각한 고관절 골절 위험이 커진다. 골다공증이나 무릎 관절염이 있는 경우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거동이 줄어들면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원인이 되고, 균형감각까지 떨어져 고관절 골절을 입을 위험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움직이기도 어려워 수술밖에 치료 방법이 없다. 고령 환자들은 고관절 수술을 한 뒤 회복도 상당히 느리고, 오랜 병상 생활로 전신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
관절 치료의 어려움은 고관절 자체의 문제보다 다른 기저질환 때문인 경우가 많다. 오래 가지고 있던 질환들이 병상 생활을 하면서 악화돼 고관절 수술 후 1년 이내에 30%가 사망하는 문제가 생긴다.
몸의 근육은 운동과 음식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매일 조금씩 걷는 것도 근육 향상에 도움이 되며, 나이 들수록 엉덩이나 허벅지 같은 하체 근육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하체 근육을 늘리는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신체 균형, 밸런스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엉덩이 근육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 주고 좌우 균형을 잡아준다. 또 허리를 받쳐주고 척추에 힘을 더해주는 중요한 근육이다. 음식은 근육을 구성하는 주요 영양소인 단백질이나 비타민D 등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