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역대급 증시불황이 이어지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미국발 금리상승으로 국내외 증시가 위축되자, IPO 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상승 전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IPO시장이 활황을 되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IPO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SK쉴더스,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등 6개 기업이 IPO계획을 철회했다. 이 중
대명에너지(389260)는 올해 초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공모를 철회했다 지난달 희망 공모가 범위를 낮춰 재도전해 이날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공모가보다 6.99% 낮은 1만3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IPO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는 이유는 앞서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미국발 금리상승으로 인한 증시부진이 이어지자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IPO 대어들의 주가도 고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377300)는 상장 후 이날까지 52.33% 급락했고,
카카오뱅크(323410)는 27.65% 떨어졌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들어서만 50.83% 폭락하며, 이날 공모가(9만원)보다 4.6% 낮은 8만5800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도 올해만 34.15% 하락, 이날 공모가(3만9000원)를 소폭 하회하는 3만8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크래프톤(259960)은 상장 후 이날까지 46.27% 하락했다. 현재 크래프톤의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51.61% 하락한 24만1000원이다. 올해 역대급 대어로 한 몸에 관심을 받았던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부진한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LG엔솔은 이날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32.9% 하락한 40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증시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IPO시장이 활기를 되찾기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IPO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PO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의 시장 환경들을 살펴보면 일시적인 반등세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 전환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통화 긴축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주가의 상승 전환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IPO 시장은 전반적인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IPO 시장의 알파와 오메가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라며 "기업가치는 현재 상장돼 있는 비교 대상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비교해서 산정하는데, 현재 주가가 전체적으로 낮아진 하락장에서 비교 기업의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이나 주가수익배율(PER) 등은 낮게 나올 것이고, 그러면 상장하려는 기업가치 산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에이션이 높게 나오기 어려운 약세장에서 기업들은 당연히 상장 시기를 조율하려고 할 것"이라며 "IPO 계획을 미루는 기업들이 추가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이 안 좋은 부분은 정책으로 단기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IPO시장은 특히 시장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기 전까지는 IPO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역대급 증시불황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IPO(기업공개) 시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