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자 PCR 검사 센터 앞에 입국자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원숭이두창 관련 발생 국가 방문 입국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및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고 있으며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이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국은 원숭이두창에 따른 해외 유입 상황을 감시하고 관리 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폭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원숭이두창은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등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풍토병이다. 감염 시에는 발열과 오한, 두통, 림프절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유럽과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 18개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 치명률 역시 걱정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오래 전부터 있던 질환으로 공기 접촉이 아닌 밀접 접촉에 의해 감염된다"라며 "백신과 치료제가 일부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는 의료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국내 의료 환경과 비교하면 치사율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며 "감염 위험 가능성에 대해선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주 감염 경로는 밀접 접촉"이라며 "다만 비말 감염도 가까이 있을 때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숭이두창이 현재 18개국에서 20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사망자는 없다"며 "같은 감염병이라도 아프리카와 선진국의 의료 시스템과 국민들의 영양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치명률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가 내포된 피부에 접촉하면 그 균에 의해 감염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200명 정도 나오는데 아직 사망자 보고가 없다"며 "숫자를 기준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영국과 스페인에서 사망자 보고가 없기 때문에 치명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주된 전파는 피부 사이의 밀접 접촉 또는 유병자의 접촉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주로 전파되는 경로가 있을 뿐 다른 방식의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처럼 인구 집단에서 심각하게 유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측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주 전파 경로는 피부와 피부에 의한 밀접접촉"이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피부 또는 물집이 터져 진물이 나온 피부 부위를 만지게 되면서 감염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발표되는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치명률"이라며 "서아프리카 지역이나 중앙아프리카 지역은 의료시설 및 의료진 수준이 전무하다"고 분석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