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43.6%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부 보수단체의 '욕설 시위'에 대해 공권력 투입 등 적극적 조치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 수위를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도 27.1%였다. 전반적으로 국민 절반 이상이 시위의 자제를 촉구했다. 반면 집회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은 18.6%에 불과했다.
1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4~15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3.6%는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시위에 공권력 투입 등 적극적 조치를 통해 주민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욕설 등 시위 수위를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27.1%로 그 뒤를 이었다. 18.6%는 집회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0.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일부 보수단체는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양산 평산마을에 정착한 지난 10일부터 확성기 등으로 욕설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견디다 못한 문 전 대통령 측이 이들을 모욕 및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살인 및 방화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정도로 문 전 대통령 가족과 이웃 주민들이 겪는 피해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진보를 표방하는 일부 극단적 유튜브 채널이 서울 서초구 윤 대통령 자택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고, 여기에 또 다시 보수단체들이 집회로 대응하는 등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공권력 투입 등 적극적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30대와 40대, 50대에서 이러한 의견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 '공권력 투입' 45.0%, '스스로 자제' 27.5%, '집회권 존중' 16.8% 순, 40대 '공권력 투입' 58.7%, '스스로 자제' 18.8%, '집회권 존중' 14.6% 순, 50대 '공권력 투입' 47.6%, '스스로 자제' 25.5%, '집회권 존중' 20.2% 순이었다. 20대에서도 '공권력 투입' 38.8%, '스스로 자제' 29.1%, '집회권 존중' 19.6% 순으로,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바랐다. 60대 이상에서는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시위 수위를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60대 이상 '공권력 투입' 33.7%, '스스로 자제' 32.1%, '집회권 존중' 20.3%였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적극적 해법에 공감했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는 '공권력 투입' 56.4%, '스스로 자제' 22.8%, '집회권 존중' 9.1% 순으로, 절반 이상이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촉구했다. 대전·충청·세종에서도 '공권력 투입' 49.9%, '스스로 자제' 23.5%, '집회권 존중' 14.2% 순으로,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50%에 달했다. 또 서울 '공권력 투입' 38.8%, '스스로 자제' 31.2%, '집회권 존중' 21.7% 순, 경기·인천 '공권력 투입' 44.8%, '스스로 자제' 27.9%, '집회권 존중' 18.1% 순, 부산·울산·경남 '공권력 투입' 44.2%, '스스로 자제' 31.7%, '집회권 존중' 14.2% 순이었다. 다만, 강원·제주와 대구·경북은 '공권력 투입' 다음으로 '집회권 존중' 의견이 많았다. 강원·제주 '공권력 투입' 37.5%, '집회권 존중' 29.7%, '스스로 자제' 14.2% 순, 대구·경북 '공권력 투입' 31.0%, '집회권 존중' 30.3%, '스스로 자제' 24.0% 순이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 40.7%가 공권력 투입 등 적극적 조치를 바랐다. 이어 스스로 자제(27.2%), 집회권 존중(16.7%) 순이었다. 보수층에서는 '스스로 자제' 32.2%, '집회권 존중' 31.4%, '공권력 투입' 26.8% 순이었지만 응답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진보층에서는 '공권력 투입' 64.1%, '스스로 자제' 21.8%, '집회권 존중' 7.1% 순으로, 적극적 조치를 바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03명, 응답률은 5.7%다.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