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전문가 "병상보다 검사·치료부터"

정부, 30만명 확진 대비 4천 병상 추가 확보키로
대학병원 진료 아직…"재유행 규모 예측 무의미"

입력 : 2022-07-20 오후 4:00:00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요양원에서 관계자가 비대면 면회실을 설치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를 다시 금지하고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6차 코로나19 대유행에 대비한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병상을 추가 확보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위중증 환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0일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를 금지하고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내용의 코로나19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추가 대책에 따라 그동안 가능했던 요양병원·시설 대면 면회는 당분간 금지된다. 해당 시설 종사자는 주 1회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앞으로 추가 확보 예정인 병상은 4000여개다. 우선 정부는 이날 선제적으로 1435개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남은 병상 확보 시점은 가동률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병상가동률은 25.5%다. 정부는 현재 수준으로도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진단검사 확대를 위해 수도권 55개, 비수도권 15개 등 총 70개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운영키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오미크론 하위변이 중 하나인 BA.5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역시 급증하는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으로 닥칠 대규모 재유행 가능성도 추가 대책 마련에 한몫했다.
 
이와 관련, 이기일 조정관은 "BA.5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상황"이라며 "정점 시기의 확진자 수도 30만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예상치와 대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유행 예상 규모와 추가 임시선별검사소 설치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지금도 하루에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인지 15만명인지 알 수 없다"며 "앞으로 30만명이 신규 확진될 수 있다는 예측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시선별검사소를) 70개로 늘린다 해도 부족하다"면서 "거리두기를 되살리지 않는다면 빠르게 진단하고 격리해서 2차, 3차 확진자 증가폭을 낮추는 한편 고위험군에는 먹는 약을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상 확보와 관련해선 사실상 위중증 환자 발생 여지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병상을 준비하겠다는 것은 중증환자가 발생했을 때 입원 치료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외래에서 약을 처방할 수 있는 환자가 대부분인데 그런 환자들을 방치하고 초기 치료를 하지 않아서 병상 준비를 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천은미 교수는 그러면서 대학병원 등 3차 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정 병력이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동네 병의원에서 치료 이력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병상 확보에 투자할 인력과 노력을 전 병원에서 대면 진료가 가능토록 하는 데 써야 한다"며 "대학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환자) 외래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행정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대부분은 (대면 진료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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