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신한은행이 판매한 피델리스펀드에 투자해 90억원의 피해를 입은 투자자 모임이 신한은행을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금융정의연대와 신한 피델리스펀드 피해자대책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019년 7월~2020년 1월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로 신한은행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 상품이라는 거짓 설명에 속아 믿고 가입했다"면서 "펀드의 만기일이 지난해 2월과 6월로 예정됐지만 현재까지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펀드 판매액 233억원에 대한 원금 100% 배상을 실시했다"면서도 "신한은행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줬음에도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신한은행이 펀드를 구매자들에게 판매할 당시 △투자 대상과 수익구조 △글로벌 무역 금융회사의 보험 가입 여부 △판매회사의 지급 보증 등 펀드 안전장치를 속여서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 피해규모는 1800억원, 고소인들의 피해 금액만 90억원에 이른다"며 "금융소비자들에게 피해배상을 즉각 나서야 마땅하다"며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신장식 변호사(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는 "신한은행의 무책임한 태도가 서울경찰청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게 된 근본적 원인"이라며 "펀드의 판매가 중단되고 사고가 났으면 신한은행 설명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돼야 하지만 단 한건도 지급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피델리스펀드는 싱가포르 무역회사인 에이피스가 바이어에게서 받은 확정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무역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안 돼 투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정의연대와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 신한 피델리스펀드 투자자들이 22일 오전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신한은행의 피델리스펀드 사기 판매를 주장하며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