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빅마우스’ 자신 드러내기 부끄러운 옥자연, 연기 좋은 이유

입력 : 2022-09-22 오후 7: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는 자신을 드러내는 직업이다. 옥자연은 그런 면에서 배우와 어울리지 않은 성격을 가졌다. 작품이 인기를 얻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민망하다는 그다. 그럼에도 사람 옥자연이 아닌 맡은 캐릭터의 가면을 쓰고 대중 앞에 서는 이유가 있다.
 
MBC 드라마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옥자연은 법무부 장관 출신의 아버지와 대학 총장 어머니 밑에서 자라 차세대 정치 유망주 최도하(김주헌 분)의 아내이자 구천 대학병원 병원장 현주희 역을 맡았다.
 
옥자연은 촬영이 끝이 날 때도 아쉬운 마음이 컸다. 촬영이 끝난 지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방송이 끝이 나니까 또 다시 아쉬움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반응이 좋기도 했고 일주일을 기다리면서 보다 보니까 한 번 더 아쉬운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작업을 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빅마우스6.2%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가 첫 방송 시청률의 2배가 넘는 13.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옥자연은 시청률이 얼마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잘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이종석, 임윤아가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배우고 대본이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그래서 드라마가 사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옥자연은 경이로운 소문’ ‘마인등 출연한 작품마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작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불러주시면 거절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흥행성을 바란 것도 아니고 잘될 것 같다고 고른 게 아니라 감독님에 대한 믿음, 작품이 좋아서 했을 뿐인데 운이 좋았던 거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 '빅마우스' 옥자연 인터뷰. (사진=청춘엔터테인먼트)
 
현주희는 빅마우스에서 남편 최도하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 더구나 주희는 도하의 악행을 덮어주기 위해 비밀 연구소의 모든 자료를 폐기하기까지 한다. 그런 주희에 대해 옥자연은 주희가 착각을 했다고 생각한다. 주희와 달리 도하는 용기 있게 위로 올라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원래 선한 사람이니까 자리만 제대로 잡으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 기저에는 주희가 도하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하의 악행이 계속되자 주희는 박창호(이종석 분)에게 도하의 대포폰을 건넨다. 이로 인해 정신병원에 갇히는 수모를 겪게 된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주희가 결심을 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옥자연 역시도 현주희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선택이 빠를 줄 알았다. 정면에 서서 싸울 줄 알았는데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옥자연은 그런 현주희의 모습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그는 생각해보면 재벌 3세다.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데 모든 걸 버리고 잘못을 폭로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주희는 겁이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주희는 악의 온상 위 아늑한 곳에서 태어났다. 외면하려고도 하지만 내면에서는 바르고 옳은 것 추구하지만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을 놓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겁이 많고 갈등하는 주희를 도하가 도와준 셈이다. 주희는 극한에 몰려서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현주희가 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 '빅마우스' 옥자연 인터뷰. (사진=청춘엔터테인먼트)
 
옥자연은 빅마우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주희가 도하의 정체를 알게 되는 모습을 꼽았다. 그는 주희가 도하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대본만 봤을 때는 도저히 주희가 도하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주헌 오빠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주헌 오빠가 어떻게 하면 설득이 될 것 같냐고 했을 때 도하가 다른 변명 말고 주희가 없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서 새롭게 대사가 생겼다고 전했다. 또한 그것만으로도 신뢰가 될지 여전히 의문이 생기긴 했는데 막상 촬영을 하니까 도하가 손을 내밀자 저절로 주희의 손이 갔다. 주헌 오빠가 연기를 잘 해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연기할 때 어느 정도 설득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옥자연은 마인촬영 당시 자신에게 아이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조카를 자주 보고 하다 보니 너무 사랑하게 됐다. 지금 마음으로 마인을 찍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우가 상상을 잘 해야 하는 게 중요한 덕목이지만 간접적이더라도 경험이 있으면 편안하다고 밝혔다.
 
정신병원에 갇히는 장면도 장소가 주는 분위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옥자연은 실제 장례식장에 가서 연기를 하면 장소가 주는 슬픔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폐가와 같은 곳에 갇힐 줄 알았는데 생각 보다 넓고 하얀 게 낯설었다. 이런 낯선 감각이 좋았다. 제갈을 물릴 때도 감정이 잘 살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의상, 메이크업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했다.
 
MBC 드라마 '빅마우스' 옥자연 인터뷰. (사진=청춘엔터테인먼트)
 
경이로운 소문의 악귀를 시작으로 마인등을 통해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옥자연이다. 그는 많이 드는 이야기가 나에게 다양한 얼굴이 있다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 지 몰랐다. 여러 작품을 하면서 친구들이 이 작품 속에서 이렇게 보인다. 저 작품에서 저렇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걸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내 얼굴이 조금 중성적인 얼굴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런 얼굴을 받아들여주는 시대다 보니까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연기는 노력하는 거다고 전했다.
 
작품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달리 인터뷰 내내 보여준 인간적인 모습에 관찰 예능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런 옥자연도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두렵다고 했다. 그런 옥자연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왜 다 배우가 되지 않는지 궁금했단다. 그는 소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맛을 이해하지 못한다. 친한 동생이 있는데 그 친구는 절대 누구 앞에 서기 싫다고 하는 거다. 그런 것을 보면 내가 노출을 덜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옥자연은 사람들이 날 알아봐서 도망가기도 했다. 그만큼 나를 노출시키는 게 민망하다. 그럼에도 연기가 좋아하는 게 강하니까 적응하는 거다나는 누군가에게 내 주장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만큼 겁이 많다. 그래서 캐릭터가 혹은 작품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가 좋다. 연기는 캐릭터 뒤에 내가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 '빅마우스' 옥자연 인터뷰. (사진=청춘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신상민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