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글로벌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최근 중국에서 가격을 인하하자 기존 테슬라 차주들이 중국 곳곳에서 "돈을 돌려달라"며 항의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도시 상하이에서는 최근 인하 이전 가격으로 세단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등을 구매한 차주 200여명이 상하이 민항구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에 모여 가격 인하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자신들이 테슬라의 정책으로 손해를 보았다며 보상과 혜택을 원하고 있다.
테슬라 중국법인은 6일 예고 없이 '모델3'은 13.5%, '모델Y'은 10% 인하했다. 이에 따라 모델 3의 경우 최저가가 당초 26만5900위안(약 4900만원)에서 22만9900위안(약 4244만원)으로, 모델 Y는 28만8900위안(약 5334만원)에서 25만9900위안(약 4799만원)으로 낮아졌다.
지난 12월 주문한 차량을 받은 장모씨는 이날 “테슬라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에 대한 설명 부족에 최근 구매자들은 좌절했다”며 "경찰의 중재 아래 차주들은 원하는 보상과 추가 혜택 등을 담은 요구 목록을 테슬라 측에 넘겨줬다"고 했다. 또 "테슬라 직원들은 조만간 응답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테슬라를 향한 반발은 상하이 외에도 베이징과 선전, 쓰촨성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도 발생했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지난 6일 청두에 있는 한 테슬라 매장에 차주들이 몰려 “돈을 돌려달라”고 외치고, 매장에 있던 기념상품과 다과를 가져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존 테슬라 차주들의 반발은 중국 정부의 정책과도 관련된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전기차 구매를 서둘렀는데, 이후 큰 폭의 가격 인하가 이뤄지며 되레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또 이미 지난해 10월 테슬라가 모델3과 모델Y 가격을 각각 5%, 9% 내렸기 때문에 추가 가격 인상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이들이 테슬라가 이미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판매 가격을 인하해 이렇게 갑자기 큰 폭으로 가격을 추가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전했다.
앞서 테슬라 측은 최근 가격 인하에 대해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생산한 신차 인도량이 11월보다 44%, 전년 동기보다 21% 줄어든 5만5796대에 그치는 등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중국 외 지역에서도 가격을 내렸다. 지난 6일 한국 매장에서도 2년만에 가격을 낮췄다. 테슬라코리아는 모델3 후륜구동(RWD) 모델은 기존 7034만원에서 6434만원으로 판매 가격을 600만원 내렸고, 모델3 사륜구동(AWD)도 9417만5000원에서 8817만5000원으로 600만원 인하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델 Y.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