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중국 당국이 한국 방역 조치에 대한 반발로 연이어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까지 한국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한국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우리 당국은 이 같은 가짜뉴스 바로잡기에 나섰는데요, 그럼에도 중국 내 반한 감정은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중국이민관리국은 11일 중국을 경유하는 한·일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를 이날부터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민관리국은 “한국, 일본 국민에게 72시간, 144시간 경유 비자 발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했습니다. 또 "최근 소수의 국가에서 중국 국민에 대한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이러한 조치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방역 조치에 대한 보복임을 명확히 한 것이죠. 이미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자, 단기 비자 발급 전면 중단하며 한 차례 방역 보복을 시행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 '반한' 감정 자극 나서
중국은 한국이 중국인 여행객만을 상대로 차별적 대우를 한다는 가짜뉴스까지 유포하며 한국 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황색 카드를 목에 걸게 하고, 마치 범죄자처럼 지정 구역으로 끌고 갔다”며 “한국은 누리꾼 폭로에 합리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는 같은 날 “한국이 중국 여행객에게 ‘옐로카드’를 걸었다. 최후에 퇴장당할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중국발 입국자 검역에 불만을 제기했어요.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가 시행중인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상하이발 입국자들이 검역 지원 육군 장병들에게 검사센터 이동 전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웨이보에서는 이 같은 보도에 힘입어 한국의 방역 조치에 따른 반한 감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웨이보에서는 '#누리꾼 한국 입국 후 노란 카드에 집단 촬영’이란 검색 해시태그가 하루 만에 클릭 2억 4000만건, ‘#방한 중국 여행객에 황색 카드’는 한나절 만에 1억2000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코로나에 감염된 중국인들이 암실에 가둬지고, 숙소에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악성 루머도 퍼지고 있습니다. 환구시보는 같은 날 사설에 '입국이 거부된 채 작고 어두운 방에 감금된 채 침대와 온수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누리꾼의 주장을 그대로 담으며 반한 감정을 자극했습니다.
한국 "중국인만 차별? 사실 아냐"
우리 방역당국은 중국 내 이 같은 낭설에 적극 반박했습니다. 김주영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의료자원팀장은 "격리시설은 평소 중국 관광객들이 이용하던 관광 호텔급 이상의 객실이다. 안전하게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중국인이 격리된 객실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노란색 카드’ 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방역당국은 "공항검사센터로 가는 길 안내를 위해 노란색 목걸이를 이용하며, 이는 중국 국적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적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했어요. 방역당국은 공항에서 노란색 카드를 목에 건 한 영국 국적 중국발 입국자의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을 겨냥한 차별 조치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죠.
보건복지부는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단기체류 외국인 임시격리시설 현황에 대한 질문에 "평소에 중국 관광객들이 이용하던 관광호텔급 이상의 객실"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