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코로나 백신 출시 전까지 단일 의약품으로 글로벌 매출 1위였던 휴미라가 올해 미국에서 판매 독점권이 만료됩니다.
휴미라는 전 세계 매출 규모가 25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제품인데요. 현재는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판매 독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판매 독점권이 만료되면 다른 기업들의 복제약 개발이 가능해집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앞다퉈 휴미라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휴미라의 성분명인 아달리무맙은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 치료에 사용하는 항체 치료제인데요. 염증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 관여하는 종양괴사인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면역을 조절하는데, 이 때문에 특정분야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휴미라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면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확보가 관건인데요.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의사 처방에 상관없이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대체 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수월해집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LG화학(051910)이 휴미라 고농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복제약 제품인 만큼 효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누가 먼저 시장에 진입해 선점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이미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고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애브비와 미국 특허 합의를 통해 오는 7월부터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달로체(해외 제품명 하드리마)를 개발 중입니다. 아달로체는 고농도 사전 충전 형태의 주사(프리필드시린지)와 펜 형태의 제품 등 2종에 대해 품목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오는 7월에는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과 손잡고 하드리마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농도 하드리마는 국내 허가에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았습니다. 고농도 제형은 저농도 제형보다 투약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농도 아달로체를 오리지널 휴미라를 대체해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교환성 확인 임상시험 일정이 올해 9월에서 약 4개월가량 앞당겨지면서 시장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LG화학도 휴미라 고농도 제형인 젤렌카를 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가격을 낮춰야 하는 바이오시밀러 업체에게 제조 원가 절감이 핵심이고, 이는 생산설비의 지리적 특성과 생산 스케일, 역가 개선에 달려 있는데요.
박재경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유틸리티비가 소요되고 국내 업체들이 다수의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며 원가율을 절감해 왔다는 점에서 생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판도를 예상하기 힘든 포인트들이 많지만 고농도, CF 등의 차별화 전략을 꾸준히 진행했고, 안정적인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밀러 개발, 공급에 대한 레퍼런스가 충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 우위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