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현역 의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첫 재판도 시작되면서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소환 일정에 대해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 시기는 밝힐 수 없지만 조만간 입건된 현역 의원들을 포함한 주요 피의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수자 특정 위한 수사 확대
현재 검찰은 자금 출처와 금품 살포 경위, 실제 수수자를 특정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 번의 구속영장 청구 끝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신병을 확보했고 송영길 전 대표의 전 보좌관인 박모씨 등 주요 관련자에 대한 조사와 압수물 분석 등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돈봉투 '스폰서'로 통하는 사업가 김모씨가 의원들에게 줄 돈을 마련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자금을 박씨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입니다. 김씨는 당시 경선 캠프에 있던 강 위원으로부터 자금 마련과 전달을 요구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녹취록'에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강 전 위원의 통화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하고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고 있는 강 전 위원은 '증거인멸' 우려로 지난 8일 구속됐습니다. 강 전 위원은 구속 직후에도 연달아 조사를 받았는데,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 일부만 인정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송영길 깡통폰, 방어권 넘어 증거인멸"
검찰은 돈봉투 살포의 최종 수혜자를 송 전 대표로 보고 관련 수사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가 분명 이 의혹에 연관됐을 것으로 보고 최근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 송 전 대표 측이 휴대전화를 바꾸고 그마저도 초기화한 이른바 '깡통폰'을 제출하자 '증거인멸'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수사를 앞두고 주요 증거물에 대한 삭제·폐기는 방어권 보장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에 해당될 수 있다"며 "필요하면 그 경위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송 전 대표 측이 '검찰이 언론에 무차별 피의사실공표를 하고 있다'며 고소를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수사팀을 폄훼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사팀은 공보 규정에 따라 공보를 진행하고 있고 피의사실공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