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양대노총 청년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9시간 만에 과거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인선 후폭풍에 대해 사흘 연속 유감 표명이나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혁신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놓고 주판알 튕기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사과 없는 이재명…'친명' 정성호까지 "유감 표시 필요"
이 대표는 8일 오전 '양대노총 청년노동자 타운홀미팅 노동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위기 극복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많은 분의 의견을 들어서 더 나은 혁신을 해나가는 게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어느 정도 진행했는지, 전체 의원의 의견을 듣고 있는지에 대해 "가능하면 많은 분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이번 인사에 책임을 지고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당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방법론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킨 바 있습니다.
지난 5일 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9시간 만에 자진해서 물러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사진=민주당)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놓고 버티기에 돌입하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조차 이날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일단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 대표가 적절한 수준의 유감을 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권유하고 나섰습니다.
비명계 역시 이틀 연속 당 수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소장파 중진 이상민 의원은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혁신위원장 인선 건도 결정적인·치명적인 잘못을 범한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도 얘기했지만, 대표로서 결과 책임을 무한정 져야 될 것이고 그 방도로서 당 대표직 사퇴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왼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 혁신위원장에 김부겸·원혜영·유인태…조기 비대위 변수
비명계는 이제 혁신위원장 후보군 인선에도 힘을 쏟을 분위기입니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원로들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5선의 원혜영 전 의원 등이 새 혁신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상황입니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친명계 인사로 평가되는 이 이사장을 임명했던 만큼 이번에는 친명 인선이 없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명계 한 의원은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이 이사장의 경우 언사 등에 있어서 너무 과격한 인사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지 않았느냐"며 "일부 의원이 원내대표단 등에 (인선 관련해)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견 수렴 등이 올바르게 된다면 인선도 제대로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습니다.
여기에 일부 비명계를 중심으로 조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명계 다른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할 만한 인물이야 많다"며 "이 대표에게 (숙려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 당 혁신을 하느냐를 놓고 이 대표가 결단을 빨리해야 하며 오래 끌 일이 아니다"고 압박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