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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코스모화학(005420)의 단기차입 부담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차입금과 유산스(지급기간이 정해진 어음)가 급증한 탓이다. 현금성자산이 다소 부족한 상황에서 급증한 매출채권을 줄여야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모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이 21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743억원)과 비교하면 24.7%(431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스모화학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833억원으로 단기 상환 부담이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448억원 조달에 성공하면서 과거보다는 상황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지표상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건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회전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수요 증가로 가동률을 끌어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크게 늘었다. 특히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회전율은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코스모화학도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 증가로 차입금도 늘어…지난해 양극재 호황 여파로 유산스도 급증
코스모화학의 주력 사업은 이산화티타늄(TiO₂)이다. 백색 안료로 쓰이고 있어 페인트나 건설 수요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코스모화학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자체 사업을 포함해 연결종속기업 등에 투자를 늘려왔다. 특히 양극재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용 이형필름, 황산코발트 등의 시설투자가 2020년을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2020년 자본적지출(CAPEX)은 772억원으로 2018~2019년 총 지출 499억원을 상회했다. 이후 2021년 460억원, 2022년 427억원 등 영업현금흐름(OCF)을 상회하는 CAPEX 소요가 발생했다. 벌어들인 돈 보다 투자할 곳이 많았다는 의미로, 그동안 유상증자나 금융기관 차입 등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차입금 증가도 2020년과 맞물린다. 2020년 이후 총차입금이 줄곧 2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2020년 1198억원에서 2021년 1423억원, 2022년 1743억원으로 불어났고 올해 1분기 2174억원으로 늘어났다.
단기차입금 구성은 대부분 금융기관 차입금과 유산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2차전지 관련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했는데, 2차전지 소재의 원재료 대부분은 중국과 칠레에서 수입해야 한다. 지난해는 중국의 도시 봉쇄와 물류난, 공급망 확보 경쟁이 치열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환율 변동성도 컸던 탓에 유산스 차입금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중 금융기관 일반대출은 약 1400억원, 유산스는 약 5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표상 단기 상환 부담 존재…관건은 매출채권 회수율
코스모화학의 연단위 부채비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02.6%로 2020년 167.4%와 비교하면 크게 완화됐다. 다만,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차입금이 급증하면서 다시 135.8%로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도 31.8%로 지난해 말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833억원까지 확보했지만, 유동비율은 96.5%로 지표상 단기 상환 부담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기관 차입금은 만기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인다. 토지 및 시설과 재고자산 등 3751억원과 1880만달러를 담보로 설정해놨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옵션으로 꼽히고 있다. 더불어 최근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코스모신소재 주식 약 215만주도 담보로 설정돼 있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차전지 증설 투자가 계속 예정되어 있어 외부 자금 조달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라면서 "차입금이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주거래 은행에 대한 차입이고, 담보 등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크게 부담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상환능력이 없다면 담보 설정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코스모화학의 매출채권은 1133억원, 재고자산은 1805억원에 달한다. 코스모화학도 받아야 할 돈이나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 약 3000억원 수준은 된다는 뜻이다.
관건은 매출채권의 회수기간인데, 분기별 추이는 증가세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채권회수일은 46.1일로 전년 동기 대비 11.4일이 늘어났다. 회수기간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현금 확보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코스모화학의 매출채권 연령 중 60일이 지난 금액은 약 153억원 수준으로 많은 금액은 아니다. 재고자산의 경우 지난해 4분기와 1분기에 걸쳐 전방 배터리 셀기업들의 재고조정 여파로 늘어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탄산리튬 설비 투자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지난해 말 완료 예정이었으나 자재수급 등으로 지연돼 지난 6월 말 투자가 완료됐다. 본격적으로 탄산리튬 생산을 시작하면 국내 양극재, 셀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하반기부터 신규 사업이 가동되고, 매출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회수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탄산리튬 설비도 완공이 됐고 현재 시운전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