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2차전지 초강세로 증시의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주가 폭발적인 기세로 올라오는 등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이 2차전지 관련주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인기테마는 있었지만 영원하진 못했습니다. 2차전지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투자자 주의가 요구됩니다.
시총 상위 절반이 2차전지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POSCO홀딩스(005490)의 초강세에 주식시장의 선두권 지형도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0위에 머물렀던 POSCO홀딩스가 4위까지 치고 오른 겁니다. 만년 강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POSCO홀딩스에게 자릴 내줘야 했습니다.
이로써 코스피 시장에서도 2차전지 열풍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포함할 경우 10위권 종목 중 2차전지 관련주가 절반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증권가에서도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잇따라 목표가를 상향하는 등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그룹사 내 양극재 CAPA(생산설비) 대비 리튬 CAPA를 고려한 내재화율은 2024년 71%, 2025년 52%, 2026년 81%까지 증가하고 2030년엔 91%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의 리튬 및 전구체 내재화율은 포스코그룹 2차전지 소재 부문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2차전지 강세는 작년부터 진행됐는데요.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미 2차전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가 대장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이들의 상승세가 더욱 강해지면서 규모와 비중이 압도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주에는
에코프로(086520)가 급등하면서 잠깐 1위 자릴 맛보는 등
에코프로비엠(247540)과 경쟁하는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코스피 이전 상장 소문을 등에 업은 에코프로비엠이 더욱 몸집을 불려 결과적으로 2차전지 강세만 더욱 부각됐습니다. 이에 편승한 엘앤에프도 3위 셀트리온헬스케어 자리를 넘보는 중이며
포스코DX(022100)마저 대열에 합류하며 5위에 진입했습니다. 결국 코스닥 시총 상위 5종목 중 4종목이 2차전지로 도배된 상황입니다.
최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추이.(표=뉴스토마토)
2차전지, 반짝 인기테마 뒤따를까
미리 2차전지 테마에 올라탔던 투자자들은 초강세 행진을 만끽하고 있지만 이들의 강세 행진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많습니다. POSCO홀딩스처럼 실적이 담보된 경우도 있지만 비이성적 랠리에 편승한 종목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의 2차전지 주식 열풍이 한때 시장을 호령하다가 밀려난 특정 인기 테마주를 뒤따를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이 예로 든 사례는 2년 전 플랫폼, 5년 전의 바이오헬스케어 열풍입니다.
지난 2017년의 오늘(25일)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1위 셀트리온, 2위 메디톡스, 4위 코미팜, 6위 휴젤, 8위 바이로메드 등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2018년의 오늘은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한 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대장이었습니다. 그 뒤엔 메디톡스, 신라젠, 바이로메드 등이 맹위를 떨쳤습니다. 2019년엔 헬릭스미스도 상위권에 등장했죠.
2018년 2월에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셀트리온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총 3위에 단번에 오를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지금 투자자들은 이들 중 적지 않은 기업이 문제아로 낙인 찍혔던 걸 기억하고 있지만, 당시엔 인기를 독차지했었던 것입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또한 오랜 기간 1위 자릴 지켰지만 지금은 2차전지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밀려난 상태입니다. 물론 셀트리온 3사가 합병을 추진 중이어서 성사될 경우 코스피시장의 강자로 재부상하겠지만 지금은 2차전지의 그늘에 가려져 있습니다.
2년 전에는 IT플랫폼이 득세한 덕분에 국내 투자자들이 NAVER와 카카오, 이들의 관계사만 바라본 적도 있습니다. 2021년 6월 카카오는 시총 3위, NAVER은 4위로 이 둘이 코스피 3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습니다. 이들도 지금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입니다. 주가도 크게 위축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가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업종은 맞지만, 밸류에이션 대비 과열된 부담이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수급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결국엔 실적에 따라 주도주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시의 인기와 쏠림은 영원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같은 강세가 지속되려면 시간을 두고 주가 상승에 걸맞는 실적 증가가 확인돼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 기업들은 다시 투자자들의 눈밖으로 밀려나곤 했습니다. 2차전지 또한 한때의 열풍으로 지나갈지 실적으로 확인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추이.(표=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