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림·동원, HMM 본입찰 전 실사 착수

그룹사들, 물류사업 영위…사업 확대 전망
문제는 자금력…'5조 몸값' 버거운 후보들

입력 : 2023-09-06 오후 4:15:38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LX와 하림·동원 그룹이 HMM 본입찰 전 실사에 착수했습니다. 세 그룹사들은 모두 물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어, HMM이 어느 기업에 합병되든 사업영역은 확대될 전망입니다. 
 
다만, 이들 중견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인수를 하기 위해 어떻게 인수 자금을 모을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HMM의 매각가가 최소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데 비해 각 그룹사 별 현금성자산은 한참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이 선정한 HMM 인수 적격후보대상자(쇼트리스트)에 포함된 3개 그룹(LX인터내셔널(001120)·하림(136480)·JK파트너스 컨소시엄·동원산업(006040))이 이날부터 2개월 간 실사에 들어갔습니다. 
 
산은은 후보 기업들을 대상으로 HMM 회사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 등을 공유합니다. 이후 최종입찰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인수 계약이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당초 세계 5위인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도 예비입찰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한은과 해진공 등 매각측은 국내 해운업 발전 의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을 수용해 하팍로이드를 쇼트리스트에서 제외시켰습니다. 비교적 넉넉한 자금력을 가진 하팍로이드가 빠지게 되면서 HMM 인수전은 자체 현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그룹 3파전으로 형성됐습니다.
 
HMM 컨테이너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선 이들 기업이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안을 경우 사업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먼저 현재 현금성자산이 가장 많은 LX그룹의 경우 물류대행사 LX판토스를 운영하고 있어 해운업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습니다. 
 
또 하림그룹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028670)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HMM 인수 시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를 동시에 영위하는 셈입니다. 아울러 벌크선 비중을 늘리려는 HMM의 경영 전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부산신항다목적터미널 등 항만사업과 동원로엑스 등 육상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동원그룹도 해운사 HMM을 인수하면 통합 물류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금력입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이들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을 보면 LX는 2조5000억원, 하림, 1조5000억원 동원, 6000억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소 5조에서 최대 7조로 추산되는 HMM 매각가에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절반 수준도 못미치는 겁니다. 따라서 이들은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인수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HMM이 어느 그룹에 편입되도 인수 과정에서 끌어온 원금과 이자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투자보다 HMM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 세 그룹이 대략 추가로 필요한 자금(3~4조원)을 연 7~8%대 금리로 조달한다면 1년에 내야할 이자만 2100억~3200억원대에 육박합니다. 이를 갚기 위해 HMM이 보유한 14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대주주 산은도 HMM 인수 기업의 자금력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며 강조한 바 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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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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