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바이오 육성 적극적인 대기업

입력 : 2023-09-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를 반도체에 이은 차기 주력 산업으로 키운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 SK, LG, 롯데 등 주요 대기업이 바이오 사업 확대에 전격 나서고 있습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BMS와 약 3213억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올해 화이자, 노바틱스 등 빅파마들과의 대형 수주를 포함해 연간 누적 수주액 2조7000여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현재 건설 중인 5공장이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와 함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복제약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한 생산 거점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신약 개발이 필수 불가결한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현재까지는 눈에 띄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없고 자금력은 여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조업에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바)
 
SK(034730)는 최태원 회장이 2002년 바이오 사업을 그룹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32603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플라즈마, SK팜테코 등 바이오 기업이 잇따라 설립됐고 각각 신약, 백신, 제제, 의약품 위탁생산을 맡아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다만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올해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 적자), SK바이오팜(420억원 적자) 등 SK그룹 바이오 계열사들 대부분은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향후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미국 제품명: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 각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인데요.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의존도가 높고, 2020년 미국에서 출시된 세노바메이트는 아직까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CGT는 시장 초기 단계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엔데믹 이후 차기 동력을 개발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입니다. 
 
LG화학(051910)은 바이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바이오사업이 LG화학으로 재흡수된 이후 생명과학사업본부를 필두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매출 대비 R&D 비용 지출 규모를 30% 이상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현재 임상개발 단계 신약 파이프라인 수는 15개입니다. 이 가운데 통풍 신약 후보물질인 티굴릭소스타트'는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앞서 올해 미국 항암시장 직접 진출을 위해서 '아베오' 인수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롯데, GS(078930), CJ(001040)도 바이오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롯데는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CDMO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미국 시큐러스 공장을 인수했고, 올해는 송도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글로벌한 CDMO 기업들과 경쟁해 수주 계약을 따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CDMO라는 동일한 사업모델을 가져 인력분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GS그룹은 2021년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휴젤을 인수했는데요. 이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기업 바이오오케스트라, 피부암 치료제 개발 기업 큐티스바이오, 싱가포르 기반 백신 개발 기업 등에도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올해에는 임플란트 전문기업 바이오템임플란드와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CJ제일제당(097950)은 2021년 10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천랩'을 인수해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했습니다.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매각 이후 3년여 만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바이오 사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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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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