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레이저로 물든 한강 서래섬

오는 15일까지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레이저아트 전시부터 라이트 런 행사까지

입력 : 2023-10-11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한강공원 산책을 자주 하는데, 형형색색 불빛이 화려한 작품들이 설치돼 있어 깜짝 놀랐다. 익숙한 공간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서초구에 사는 가정주부 박모씨(45)는 한강공원 강변을 따라 설치된 화려한 불빛의 야외 설치작품들을 보고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신기해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과 메밀꽃이 만발한 서래섬 일대에서 개막한 ‘2023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화려한 빛과 레이저를 활용한 설치작품들이 주말을 앞두고 마음 편히 산책 나온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양편의 거대한 구조물 사이를 지나면 다양한 빛과 음향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참여형 인터랙티브 작품 ‘루미너스 웹(Luminous Web)’에서는 아이들이 레이저 빛을 만지려고 껑충껑충 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레이저 빛이 관람객의 신체에 닿으면 불빛의 색과 소리도 시시각각 변하면서 가을 강변을 이색적인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6일 개막한 ‘2023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에서 시민들이 ‘하이퍼 드라이브’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이번 축제를 기획한 최진희 아트디렉터는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데, 이번 축제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쉽고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작품들로 기획했다”며 “강변의 야외 공간을 배경으로 큰 규모의 작품들이 전시돼 서래섬 일대가 마치 SF 영화 속 공간처럼 체험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강변에 ‘빛이 되어줘!’ 전시
 
이번 빛섬축제는 미디어아트에 빛을 결합해 한강을 배경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다양한 수변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자 마련됐습니다.
 
먼저 오는 15일까지 서래섬 일대에서 진행하는 레이저아트 전시는 ‘빛이 되어줘!(Be the Light)’를 주제로 국내외에서 각광 받고 있는 미디어 작가와의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우주 공간으로 이동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하는 메인 콘텐츠부터 빛과 음악의 조화를 통해 관람객의 추억을 비롯해 아름다운 기억을 상기시키는 서브 콘텐츠까지 레이저를 활용한 다채로운 작품들이 선보였습니다.
 
시민들이 서래섬 일대에 설치된 레이저아트 작품들을 관람하며 산책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대부분의 작품이 저녁 시간대인 오후 7시30분~10시30분 서래섬에 상시 전시돼 관람객들을 맞을 예정이지만, 메인 작품들 중 하나인 ‘하이퍼 드라이브(Hyper Drive)’는 회차별 50명만 입장 가능합니다. 이에 관람을 위해서는 빛섬축제 누리집을 통한 사전예약이나 현장예약이 필요합니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공간이동 엔진 이름을 딴 ‘하이퍼 드라이브’는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공간으로 순간 이동하는 것과 같은 미래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뛴 거리만큼 기부하는 ‘라이트 런’ 행사도
 
축제 기간 중에는 레이저아트 전시와 함께 ‘라이트 런(Light Run)’과 ‘빛섬 렉처(Lecture)’ 등 다채로운 행사도 준비됐습니다. 특히 라이트 런 행사는 빛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라이트 봉을 들고 한강변을 달리는 참여 프로그램으로, 개막일인 6일과 오는 14일 두 차례 열리고 코스는 이촌 한강공원을 출발해 잠수교를 지나 반포한강공원까지 3.5㎞ 거리입니다.
 
이번 라이트 런 행사는 참여자들의 걸음이 모여 기부로 이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서울시와 협약을 체결한 사회공헌 플랫폼인 빅워크에서 참여자들이 뛴 거리만큼 단체 ‘아이들과 꿈’에 후원(100m당 100원)을 할 예정입니다.
 
시는 빛섬축제를 3도(난지도·여의도·선유도)와 3섬(서래섬·노들섬·뚝섬)에서 매년 장소를 달리해 개최하면서 빛과 레이저를 활용해 서울의 대표적인 시민 예술축제로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빛섬축제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래섬 입구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작품 ‘찬란한 기억들을 소환하는 장치’. (사진=안창현 기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서울을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랜드마크로 발돋움시키겠다”며 “아름다운 한강의 밤을 수놓을 레이저아트와 빛 공연을 선보이는 등 환상적인 볼거리를 통해 외국 관광객 유치와 주변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에도 한강 빛섬축제를 방문해 레이저아트 전시와 빛섬 렉처를 관람하고 “한강을 중심으로 노들섬과 여의도, 상암, 뚝섬 등 보배로운 공간을 활용해 시민에게 행복을 주는 장소, 창의적인 건축물을 계속 만들어 내 서울을 ‘노잼 도시’에서 ‘펀 시티(Fun City)’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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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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