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득실' 식료품 지속 적발…"리커버리 플랜 수립해야"

식료품 안전 판매 위한 토털 플랜 수립 필요성 제기
세균 발생 방지 위한 '제도적 검사' 및 '법적 체계' 준용 여부 확립

입력 : 2023-12-15 오후 4:54:46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최근 식품·유통업계에서 중소 및 대기업 제조사를 막론하고 세균이 가득한 식료품이 지속 적발되면서 '리커버리 플랜(Recovery Plan)'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CJ제일제당의 '햇반 소프트밀 전복버섯죽'에 대해 판매 중단 및 회수 명령을 내렸는데요.
 
관련 검사 기관이 해당 제품 샘플 5개를 무작위 추출해 세균 배양 실험을 진행한 결과, 2개 제품이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해당 제품은 6만여개가 생산됐습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판매됐거나 유통 중인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입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또 지난달 GS25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요거트 제품 2건의 경우 대장균군이 검출되면서, 식약처가 폐기 조치를 내렸습니다.
 
식약처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축산물 자체브랜드(PB) 제품 생산업체 84곳을 점검하고 194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했는데요. 그 결과 유가공업체 쿠오레디파파가 제조한 '베이글 그릭요거트'와 '카이막 그릭요거트'에서 대장균군이 기준치 초과로 검출됐습니다.
 
해당 건에 대해 식약처는 관할 지자체가 해당 제조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을 한 뒤 6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올해 중순에는 동원홈푸드의 '닭갈비 철판볶음밥'이 세균발육 기준 규격 부적합 판정을 받아 판매가 중단됐는데요. 해당 제품의 구성품 중 '달콤짭쪼름한 닭갈비 볶음 소스'가 세균발육 기준 규격 부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에는 영·유아 이유식 브랜드로 유명한 '베베쿡'에서 판매 중인 '한우버섯전골진밥' 이유식 제품도 상온에서 보관하면 세균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는데요.
 
동원홈푸드와 베베쿡에서 문제가 됐던 세균발육 기준 규격 부적합 판정은 통상 멸균 포장된 제품을 특정 조건에 노출했을 때 세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뜻합니다.
 
그 외 일상에서 많이 섭취하게 되는 주류와 우유 제품에도 세균이 발견됐습니다. 오비맥주의 논알코올 음료 '버드와이저 제로' 일부 제품에서는 세균수가 기준치를 넘었으며,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제조한 '세종우유'도 세균수 기준 규격 부적합으로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세균 식품 적발에 대한 전문가 3인의 진단. (제작=뉴스토마토)
 
프로세스 상 책임 규명 명확해야…"리커버리 플랜 수립 필요"
 
전문가들은 식료품 안전 판매를 위해, 식약처와 관세청 및 유통위원회 등과 부적합 식품 판매 근절을 위한 리커버리 플랜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대기업도 세균이 들어간 제품 리스크는 피할 수 없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만들고, 제조 업체, 유통 업체 등 누구의 책임인지에 대한 잘못을 명백히 따지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며 "위조품 유통방지 협의회, 관세청, 경찰청, 식약처, 유통위원회 등과 근절을 위한 리커버리 플랜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식제품 세균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생산부터 유통 과정 간 책임의 소지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세균이 생산 라인으로부터 시작해 유통, 판매 과정까지 이르기까지 어떤 단계에서 발생했는지를 반드시 파악하고, 이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특히 자체브랜드(PB)를 생산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체로 유통 업체는 보관, 관리, 배송 등 판매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따라서 유통 업체는 하청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더라도, 세균 발생 방지를 위한 제도적 검사, 인증, 법적 체계를 준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체크하고, 잘못됐을 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사실 식품 업계 제품들은 대기업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OEM(주문자위탁생산) 방식이 적용된 경우가 대단히 많다. 때문에 어느 한 주체만의 책임으로 규정짓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세균 발생이 생산 라인에서 비롯됐는지, 유통 라인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선행된 후,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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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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