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올해 대형마트가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마트 내 입점해 있는 중소 의류 브랜드도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3년 39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773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에선 쿠팡이 최대 적수로 떠오르고, 오프라인에선 편의점이 발목을 잡으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습니다. 그간 중저가 의류 브랜드가 활로를 모색할 수 있었던 데는 마트와 백화점에 입점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저가 브랜드는 점차 방을 빼고 그 자리를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채우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현대백화점(069960)과 신세계백화점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아동복 라인 '베이비 디올'을 입점했습니다.
의류 분야가 전문화되면서 일반 브랜드 매장이나 편집숍을 제외하곤 일반 대형 종합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하는 경우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굳이 마트에서 의류를 사기보단 백화점이나 온라인에서 의류 가격을 비교해 구매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1일 오픈한 트레이더스 화서점을 가면 다른 잡화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은 반면 의류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마트에선 아동복 매출이 많게는 15%까지 줄어들며 매장을 축소하는 분위기입니다. 마트에서 설자리를 잃은 중저가 아동복 브랜드들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판로를 선회하는 등 대안을 짜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사업을 철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영·유아 전문 업체 제로투세븐은 더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알로앤루' 같은 중저가 아동복 패션사업을 종료했습니다. 2020년 아동복 브랜드 리틀클로젯을 도입해 시장에 뛰어들었던 코오롱FnC도 지난해 사업을 접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에 헬로키티 아동복, 인터크루 같은 중저가 브랜드가 마트에 많이 있었지만, 현재는 많이 사라졌다"면서 "온라인으로 타개책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가격 경쟁이 굉장히 심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마트에서 4050대 고객들이 의류 구매를 많이 했지만, 현재는 이 세대마저도 구매를 안 하는 추세에 당면했다. 중저가 브랜드가 향후 어떻게 나아갈 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 수원화서점 내부. (사진=고은하 기자)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