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불모지 태국)⑧"개인채널로 성장, 이젠 방카 시장으로"

삼성생명, 태국 7개 도시에 130개 대리점 보유
지난해 순익 100억 돌파…"2025년 톱5 목표"

입력 : 2024-03-28 오전 6:00:00
 
(방콕=윤민영 기자)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은 지난 20일 태국 방콕 훼이꽝의 Charn Issara Tower2에 있는 삼성생명 태국법인을 방문했습니다. 삼성생명은 태국 전역에 7개 관리 점포와 130개 영업 점포(대리점) 운영하고 있는데요. 특이한 점은 회사명에 '태국(Thailand)'을 붙이지 않고 삼성생명 고유명사만 쓴다는 점인데요. 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현지화에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태국에서 보험사를 포함한 외국계 금융사가 영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태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도 상시 진출은 불가능에 가까운데요. 현지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도 지분은 최대 49%만 가져갈 수 있으니, 결정권을 온전히 갖기도 힘듭니다. '태국법인'은 50% 이상 태국인 또는 태국법인이 출자한 회사를 의미합니다.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 정부가 외국계 회사에도 보험시장을 개방했을 때 현지 파트너 3개사(사하그룹·시암시티은행·태국산업은행)와 합작사를 설립하며 진출했습니다. 현재는 삼성생명과 사하그룹 2개 주주사 체제입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 관계자는 "한국 본사의 영업 모델이나 정책에 머물지 않고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내 경쟁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우수한 영업모델, 경쟁력 있는 상품과 보상 체계, 효율적인 영업 지원 프로세스 등을 발굴해 접목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태국 방콕 훼이꽝의 Charn Issara Tower2. 이 건물 39층에 삼성생명 태국법인 사무실이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삼성생명 태국법인 사무실 내부에는 지난 1월 실적이 좋았던 태국인 설계사들이 소개돼 있었습니다. '이달의 영업왕'처럼 매달 실적왕을 발표하는데요. 누적 보험료, 신규 보험료, 신규 고객 유치 등 다양한 기준으로 영업왕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방콕뿐만 아니라 치앙마이, 치앙라이, 아유타야, 촌부리, 나콘차라시마, 어번 래차따아니 등 태국 7개 도시에 130개의 대리점이 있습니다. 현지 보험시장의 주력 개인 채널 형태인 전속 GA(법인보험대리점)를 중심으로 영업 채널을 구축했습니다. 태국법인에만 240여명의 현지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설계사는 9000여명에 달합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06개였던 대리점 수는 지난해 130개로 늘어났고 실적도 동반 상승 중입니다. 
 
지난 2020년 당기순이익은 9억28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2021년에는 18억7000억원으로 2배 이상 뛰어올랐고, 2022년 41억1200만원에서 지난해 124억3200만원으로 100억원대를 달성했습니다. 영업수익도 직전 3년 간 연평균 12%씩 성장했습니다. 삼성생명 태국 법인은 오는 2025년까지 업계 '톱5'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 관계자는 "앞으로 개인 채널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방카슈랑스 채널 진출을 위한 파트너 은행 확보 및 중소사 지분 제휴 등의 추가적인 성장 기회도 지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태국 방콕에 있는 삼성생명 태국법인 사무실 내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은행에서 보험을 가입하는 방카슈랑스가 활발한데요. 태국에는 한국계 은행이 없기 때문에 국내 보험시장은 주로 개인채널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지 맞춤 영업 전략은 삼성생명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태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저출생·고령화로 생명보험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생보사들이 다양한 상품군 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해 연금보험으로 태국 온라인 보험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다만 태국 온라인 보험시장은 현재 태동기로, 전체 시장의 0.5% 수준(2023년 신계약 APE 기준)에 불과합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 관계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판매 브로커사와의 협업 등 사업 다각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9)편에서 계속>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지난해 1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태국 방콕에 위치한 삼성생명 사무실에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방콕=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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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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